아기를 낳기 전까지는 괜찮았다. 비극이라고 생각될 정도까지는 분명 아니었다. 그런데 임신과 출산을 한 뒤 어쩌면 나와 내 배우자는 비극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강렬한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도 남편과 함께 사는 엄마에게 하소연을 하고 아이를 낳고도 이혼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들 입을 모아 말한다. “나도 그랬어. 남자들은 좀…”나는 대안이 있어야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이다. 근데 대안이 보이지 않았다. 이혼? 혼자 아기를 키우는건 너무 힘든 일이다. 인내? 더 인내하다간 내가 망가질지도. 그렇게 대안을 찾아 헤맸고 이 책을 만났다. 우선 내가 이 책을 충분히 소화할 수준이 아니긴 하다.기존의 결혼과 남여관계에 대한 책과는 전혀 다른 책. 책을 읽다가 웃음이 실제 터져나오기도 했는데 그건 내가 너무 많이 내뱉은 말을 만나서다. “그래도 내 남편은 착해.”아니 어쩜 한국과 미국은 엄청나게 다른데 미국 이성애자 여자들도 이런 말을 한다고? 이건 정말 세계적인 문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깊은 이성애’를 할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대안을 발견하거 같아 답답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작가인 제인 워드씨, 번역가 노지양 씨 출판사 라우더북스에게 고맙다. 이런 책이 더 더 많이 필요하다.
타이완 음식과 일본 음식이 끊임없이 나오는데 경험이 적으니 절반이상을 이해하지 못한채 보았다. 유일하게 집에서 해먹어봐야지 결심한건 설탕버터 토스트. 초반이 좀 지루한데 어떻게 끝낼지 궁금해서 버티고 읽었다. 순수하고 열정적이지만 일본제국의 일원으로 오만함을 가진 화자를 파삭하고 깨뜨리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마지막 설정에 거의 속아 넘어가서 나도 모르게 왜 헷갈리게 하고 그래!! 하며 소리치고 말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