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선의 죽음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용이의 정체를 알 수 없는 굳센 의지. 월선의 얼굴을 닦아주고 머리를 빗어주며 나누전 대화들. 원 없이 살았다는 월선은 용이의 얼굴을 보고서야 숨을 거두었다. 운명적 사랑을 마감한다는 말이 참 어울렸다. 그 뒤에 이어지는 임이네의 아귀같은 모습과 비교되면서 월선과 용이의 자태가 더욱 빛났다.
처음 알게된 독립운동가가 이토록 많다니. 이번 책의 주인공은 ‘정율성’이다. 음악으로 이루겠다는 다짐아래 이름마저 바꾼 사람. 그 당시 중국대륙에 울려퍼졌다는 옌안송을 유튜브에 검색해보았더니 중국어로 된 노래와 한국어로 된 노래가 있었다. 가사를 모르고 들었다면 서정적인 노래구나 했을거다. 광주에서 중국으로. 의열단으로 시작해 수많은 단체에서 독립운동을 한 그. 동지인 중국인 설송과 결혼하고 가진 하나뿐인 딸 소제. 소제는 바이올린이라는 뜻이다. 바이올린을 팔아 살게된 아이라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광복 후 다시 북한으로. 그리고 다시 중국으로.그의 생을 이토록 간략하게 축약해놓은 만화지만 그가 겪은 수많은 고난를 어림잡을 수 있었다. 늦게라도 이 분의 성함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1960년대에 성인이 된 여자들 15명이 60대가 되어서 쓴 글을 모아두었다. 미국에서 2014년에 출판되었다. 글이 한편씩 소개되고 중간 중간 1960년, 1961년에 일어난 일들이 나열되어 있다. 월트 디즈니의 죽음이라던가 하버드 대학교 등록금 액수같은게 주르륵 나와있다. 60년대를 회고하면서 쓴 내용이 많아 현재와 격차가 있지만 변하지 않은 것들도 많다. 20-30대에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정한 여자들이 한참을 지나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했는데 그 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