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밥벌이는 멀리서 보면 춤이다!? 밥벌이하는 기술자들의 몸동작을 넋놓고 쳐다 볼 때가 있다. 타코야키를 동그랗게 마는 사람들. 토스트를 일정한 박자에 뒤집는 사람들. 우리의 모든 노동은 즉 밥벌이는 곧 춤임을 작가는 멋지게 표현해낸다. 사무직인 나는 조금 슬퍼지지만. 나의 춤은 아주 자세히 봐야 보일것이다.
짧고 아름답다. 평온하고 슬프다. 죽음이 천사와 함께 다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죽음을 기다리는 이에게 이 책을 읽어준다면? 아니 우리 모두 죽을테니 누구나 읽어도 좋겠구나. 우리의 상식을 아주 작게 뒤집으면 멋진 그림책이 될 수 있겠구나싶지만 그게 힘든거겠지.
씁쓸한 만화. 어렸을 때는 왜그렇게도 씁쓸한 일이 많았던걸끼. 아이라고 눈치 못챌까봐 더 막하는걸까? 흠.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다. 2학년은 잔인한 나이라서 약자에겐 강하게 강자에겐 약하게 굴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존재를 눈치채는 어른이 거의 없다.
주옥같은 중편과 단편들이 실려있다. 엄마의 말뚝은 총 세편의 연작으로 서울 달동네에 말뚝을 박았다가 한국전쟁 중 아들을 잃고 살다 마지막은 자신의 무담 앞에 이름이 새겨진 말뚝이 박히는 장면으로 끝난다. 화자는 엄마의 딸. 1에서는 어린화자였다 나이가 먹는다. 피난길, 이념, 빨갱이같은 혼돈 속에서 오빠는 길을 잃고 방황했을뿐이다. 누구나 그럴 수 있던 것처럼. 마음과 몸이 이미 다쳐서 돌아온 오빠를 끝내 총질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 한국의 상황과 그걸 고스란히 지켜본 엄마와 화자. 곱게 늙은 엄마는 골절 수술을 하며 섬망에 빠진다. 그리고 다시 그 지옥으로 간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고 엄마의 뺨을 치며 말리는 딸. <꿈꾸는 인큐베이터>는 남아선호로 인한 여아살해를 다룬 소설이고, <그 가을의 사흘 동안>은 강간으로 임신 후 낙태를 한 산부인과 의사의 이야기다. 강렬하다. 몇십년간 소파수술을 도맡아 하다 은퇴 전 마지막으로 강행하게 된 소파수술에서 태어난 아기를 들고 뛰던 장면이 머리속에 강렬하게 남았다. <꿈을 찍는 사진사>도 좋았다. 중학교 사회교사가 된 남주가 촌지를 받으며 소득재분배를 이야기하고 동화같은 그의 애인은 동화처럼 죽는다. 시대를 관통하는 중단편이었다.
아이참 재미나라. 최기봉선생님과 두식이들과 공주리. 박 기사와 유보라선생님. 6명 캐릭터들로 이야기가 기깔나게진행된다. 문제의 발단은 학생들에게 전혀 관심없는 최기봉선생님의 최기봉따봉이 새겨진 도장이 사라진 것. 그리고 그 도장은 학교의 새하얀 벽에서, 급식소에서, 결재판에서 발견된다. 도장을 찾는 특공대로 지명된 가장 많이 혼나는 두식이들과 공주리. 소소한 반전이 있어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재미있으면서 감동주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은 그걸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