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책이 있다. 펴기도 전에 너무 기대가 되는. 대체로 그런 책들은 실망을 안겨주기 마련인데 <나이프>는 다르다.
“나는 폭력에 예술로 답하기로 했다.”는 책 속 문장이 정말 어렵다는걸 안다. 폭력을 당한 사람들의 글은 대개 읽기가 힘들다. 자기연민에 가득 차 있거나 분노로 가득 차 세계와 자아가 분리되지 않는다. 독자로서 그걸 바라보는 건 괴로운 일이다. 세상엔 폭력이 너무나 많고 잦으며, 인간은 당해보지 못한 폭력에 공감하기 무척 어려운 동물이니깐.
근데 그 어려운 작업을 루슈디는 해낸다. 가장 통쾌한 복수를 해내고 만다. 가해자는, 나이프는 루슈디를 파괴하지 못했다. 루슈디는 그따위 것들과는 상관없다며 선언하고 그림자가 있는 강렬한 행복에 대해 말한다.
루슈디는 한쪽 눈을 잃고 인도 크리켓 선수를 롤모델로 삼는다. 예전의 자신이라면 스포츠선수를 절대 롤모델로 삼지 읺을 거라 말하며. 나도 몰랐다. 70살이 넘은 외국인 할아버지를 내가 롤모델로 삼고 싶어질 줄은.
폭력에 당한 자들이여. 모두 이 책을 읽자. 우리도 할 수 있을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