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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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출판된 책이다. 책속 주인공들은 아마도 60년대 초중반으로 추정. 82년생 김지영은 2016년 출간. 지금은 2026년.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은 1992년 출판.

책 속 인물들 혜완, 경혜, 영선. 나의 모친과 나이대가 비슷하다. 30년이 넘게 흘렀다. 많은게 바뀌었다. 그리고 많은게 바뀌지 않았다.

얼마전 아이를 낳았다. 남편과 싸울 때면 진심으로 두렵다. 혼자가 되는게, 아이가 있는게, 이런 기분을 느끼는게.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못잡을 때가 있다. 이성애가 지겨우면서도 그립다.

더 나은 세계가 있다고 믿는다.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야지. 우선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걸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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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노르웨이인이며 한국 아이 두명을 입양한 엄마다. 나름 한국의 해외입양 문제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저자의 책을 천천히 읽어나가면서 해외입양을 만들어낸 한국 사회가 입체적으로 끔찍하며 해외입양인들의 삶은 다채롭지만 일부는 끔찍한 일에 시달렸음을 알게된다.

작가의 아들 현욱의 나이를 당연히 나보다 많게 생각하고 책을 읽었다. 왜? 해외입양은 옛날일이니깐. 근데 아니다. 현욱은 1998년 입양되었으며 나보다 한참 어리다. 해외입양은 여전히 지금, 여기의 일이다.

해외입양은 이승만대통령의 하나의 민족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혼혈아들을 아버지의 나라로 보내야한다며 시작된 한국의 해외입양은 그 다음은 미혼모의 아이들로, 아픈아이들로 대상이 변경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실종된 아이, 거짓말로 입양을 보낸 아이 등 아이 자체가 아니라 돈을 목표로 산업이 되기도 했다.

얼마전 아이를 낳았다. 이 책이 더 절절하게 와닿는다. 수치심과 주변의 설득으로 아이를 입양보낸 사람들과 나는 다른가? 나는 어떤 사회에서 아이를 기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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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만한 음치 거북이들
아구스틴 산체스 아길라르 지음, 이은경 그림, 김정하 옮김 / 북스그라운드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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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가수 수탉 카실도는 집세를 6개월째 내지 못하고 있다. 웅덩이 사건으로 모두를 외면한 채 카실도는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 집세 때문에 어쩔 수 없게 맞게된 거북이들의 노래수업은 카실도를 비참하게 만들뿐이었다. 거북이들이 전혀 노래를 부르지 못했으니깐. 포크로 귀를 파는 소리만 낼 뿐이었으니.

거북이들은 이런 카실도의 마음을 모른채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노래 선생님을 사랑하고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병문안을 간다. 카실도는 결국 터지고 만다!

죄책감과 미안함을 어떻게 전달하지 못하다 마트에서 거북이 부인을 다시 만나게된 카실도는 과정을 즐기고 느리며 대책없이 긍정적인 거북이의 힘 빠져든다.

엔딩도 꽤나 전개 과정과 비슷하다. 대책없는 거북이들 캐릭터와 어울린달까. 음악 때문에 주저 앉은 카실도는 다시 음악으로 일어선다. 단순하고 명확한 캐릭터와 굵직한 플롯이 다정한 교훈을 강력하게 전하며 동화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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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책이 있다. 펴기도 전에 너무 기대가 되는. 대체로 그런 책들은 실망을 안겨주기 마련인데 <나이프>는 다르다.

“나는 폭력에 예술로 답하기로 했다.”는 책 속 문장이 정말 어렵다는걸 안다. 폭력을 당한 사람들의 글은 대개 읽기가 힘들다. 자기연민에 가득 차 있거나 분노로 가득 차 세계와 자아가 분리되지 않는다. 독자로서 그걸 바라보는 건 괴로운 일이다. 세상엔 폭력이 너무나 많고 잦으며, 인간은 당해보지 못한 폭력에 공감하기 무척 어려운 동물이니깐.

근데 그 어려운 작업을 루슈디는 해낸다. 가장 통쾌한 복수를 해내고 만다. 가해자는, 나이프는 루슈디를 파괴하지 못했다. 루슈디는 그따위 것들과는 상관없다며 선언하고 그림자가 있는 강렬한 행복에 대해 말한다.

루슈디는 한쪽 눈을 잃고 인도 크리켓 선수를 롤모델로 삼는다. 예전의 자신이라면 스포츠선수를 절대 롤모델로 삼지 읺을 거라 말하며. 나도 몰랐다. 70살이 넘은 외국인 할아버지를 내가 롤모델로 삼고 싶어질 줄은.

폭력에 당한 자들이여. 모두 이 책을 읽자. 우리도 할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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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의 책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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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의 반대버전 이야기같은 소설. 플로랑과 노라가 만나 열정적인 사랑에 빠졌다. 아이를 낳는다. 첫째 트리스탄은 열정적으로 서로만 자라보는 부모로 인해 사막을 홀로 횡단하는거 같은 영아기를 겪는다. 그리고 태어난 동생 레티시아에게 어마어마한 사랑을 쏟는다.

한국의 정서와는 참으로 생경한 이야기. 뭐 아이에게 ‘결핍’을 주는 부모의 이야기는 친숙하니 금방 적응된다. 동생 레티시아가 트리스탄에게 말한다. 우리 사랑은 그들의 사랑보다 나아.

늦게 태어난 이들이여, 괴롭지만 내팽겨칠 수 없는 결핍을 부모로부터 받은 이들이여 우리는 그들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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