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살 마리아는 살던 아파트의 화재로 시니어 성소수자 공동 주택 단지인 플레이아데나에 들어간다. 마리아는 자신의 오랜 파트너의 죽음 이후 삶에 대한 의지가 크게 없다. 마리아는 여기서 늙은 게이와 레즈비언, 성정체성으로 모든걸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마지막 엔딩은 달빛 아래서의 키스다. 내가 하는 사랑의 형태에 대해 생각해볼 수 밖에 없다. 만화 끝에 작가의 말이 있는데 많은 퀴어 이야기를 기록하겠다는 의지가 강렬하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인 한편 우리나라에 시니어 성소수자 공동 주택 단지가 생기려면 몇년이 더 필요할까란 질문이 남는다.
한승태작가의 책은 재밌다. 고된 노동을 그린 르포인데 읽다보면 웃음이 터져나온다. 그가 흘린 땀과 시간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내가 알아야하지만 결코 알 수 없는 세계와 그곳의 사람들이 책에 담겨있다. 마지막 작가를 다루는 챕터는왜 그렇게 쓸쓸한지. 책을 읽으며 나는 언제 멸종이 될까를 곰곰히 생각하게 되었다. 우린 모두 멸종을 앞두고 있다는생각도 든다. 작가의 책이 계속해서 출간되길 간절히 바란다.
쨍한 그림이 여름에 참 어울린다. 제목이 키오스크라 키오스크로 불편을 겪는 소수자의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키오스크의 다른 이름은 올가다. 올가는 키오스크다. 석양이 황홀한 먼바다를 꿈꾸는 올가는 키오스크를 입은 채바다로 떠내려 간다. 하하. 그리고 바닷가에서 아이스크림을팔게 된다. 황홀한 석양을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