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성 작가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산문집 '작은 미덕들'로부터 옮긴다.


[네이버 지식백과] 아브루초주 [Abruzzo]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Costume of Scanno (Province of Abruzzo in the Kingdom of Naples), 1820 - Michela De Vito - WikiArt.org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에 나탈리아의 남편 레오네가 쓴 글이 실려 있다.

Bagnoli costume (Province of Abruzzo in the Kingdom of Naples), 1820 - Michela De Vito - WikiArt.org


고 서경식 작가의 '내 서재 속 고전'과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에 이 부부 이야기가 나온다. [정의의 실천 게을리 말라는 우리 모두에 대한 유서] https://v.daum.net/v/20140126195008179 참고.





겨울의 끝자락이 되자 우리 마음속에 잠들어 있던 불안감 같은 게 깨어났다. 어쩌면 누군가가 우리를 찾아올 수도 있었다. 마침내 무슨 일인가가 일어날지도 몰랐다. 우리들의 유형 생활도 끝나야만 했다. 세상과 우리를 갈라놓은 길들이 더욱 짧게만 보였다. 우편물들이 더 자주 도착했다. 우리의 동상은 서서히 아물었다. - 아브루초에서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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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아 긴츠부르그 에세이 '작은 미덕들'에 수록된 글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아브루초주 [Abruzzo] (유럽지명사전 : 이탈리아)

Abruzzo wedding - Pasquale Celommi - WikiArt.org


'작은 미덕들' 전에 번역된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가족어 사전' [파시즘 시대 이탈리아 유대인 가족의 초상, 밀어로 빚다] https://v.daum.net/v/20160425133502515






2월이 되자 공기는 축축하고 부드러워졌다. 회색의 무거운 구름들이 하늘에 떠다녔다. 한 해는 눈이 녹으면서 홈통이 내려앉았다. 그러자 집 안으로 물이 흘러내려 방 안은 진짜 늪이 되어버렸다. 우리 집만이 아니라 온 마을이 다 그랬다. 물기가 없는 집은 단 한 집도 없었다. 여자들은 창문에서 양동이의 물을 비우고 빗자루로 물을 문밖으로 쓸어냈다. 우산을 펴놓고 잠자리에 드는 사람도 있었다. 도메니코 오레키아는 어떤 죄에 대한 형벌이라고 말했다. 그런 상황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눈의 흔적이 지붕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아리스티데는 홈통을 수리했다. - 아브루초에서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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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오늘의 포스트로부터: 무민 연작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의 한 장면이다. 폭풍이 닥친 후 바닷가에 밀려온 물건 중 배 앞에 붙이는 선수상이 있는데 아름다운 아가씨의 형상이다.


선수상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2s0293a

May 1909 By Alfred Pearse * 선수상 사진을 찾다가 발견했다. 여성참정권 캠페인이다.






헤물렌이 물었다.
"그런데 왜 등이 없을까요?"
스노크가 대답했다.
"당연히 뱃머리에 달아야 하니까 그렇지. 세 살 먹은 어린애도 이해하겠네!"
스너프킨이 말했다.
"모험호에 달기에는 너무 커. 정말 아쉬운걸!"
무민마마가 한숨을 쉬었다.
"어머, 정말 아름다운 아가씨인데 어째! 이렇게나 예쁜데 마냥 기뻐할 수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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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식탁 위의 책들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종이 위의 음식들'(정은지)로부터 옮긴다.

작년 2월의 내 밀크티 사진이다. 오늘은 올해 2월의 마지막 일요일, 곧 3월이다.






나는 매일 아침 직접 홍차를 끓인다. 찻주전자와 머그를 정성껏 데우고 물이 팔팔 끓을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행여 식을세라 찻주전자에 재빨리 물을 붓고 머그에는 우유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듬뿍 넣는다. 다 우려진 차를 따르기 시작하면 우유는 점점 진해진다. 언제 멈춰야 할지 처음에는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따끈한, 하지만 너무 뜨겁지는 않은 밀크티가 서서히 온몸으로 퍼져나가면 나는 일상을 이어갈 작은 용기를 얻는다. 비록 설탕은 넣지 않았을지언정 그것은 틀림없이 노동자의 홍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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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집'(배수아 역)에 실린 '눈의 여왕'으로부터 옮긴다. 게르다의 입김이 천사로 변하여 눈의 여왕을 호위하는 눈송이와 싸우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Snow Queen - Kay Nielsen - WikiArt.org



참으로 괴상한 형체인 이 눈송이들은 여왕의 호위병들이었다. 어떤 것들은 거대한 고슴도치처럼 생겼고 어떤 것들은 대가리를 쳐든 뱀들이 한데 엉켜 있는 것처럼 보였으며, 어떤 것들은 흰색으로 반짝이는 털한 올 한 올을 모두 빳빳이 세운 작은 곰 같았다. 그것들은 전부 살아 있었다.

매서운 추위 때문에 게르다의 입에서는 증기처럼 새하얀 입김이 새어 나왔다. 점점 진하게 피어오른 입김은 작고 하얀 천사들로 변했다. 그러고는 점점 커지더니 마침내는 땅바닥에 닿을 정도가 되었다. 천사들은 머리에는 투구를 썼고 손에는 창과 방패를 들고 있었다.

천사들이 창을 들어 소름 끼치는 눈송이들을 찌르자 눈송이는 수백 개의 얼음 조각으로 쪼개졌다. 그 덕분에 게르다는 용기를 얻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천사들이 게르다의 손과 발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피부를 칼로 저미는 듯 매섭던 추위가 한결 누그러졌다. 게르다는 눈의 여왕이 있는 성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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