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마거릿 렌클 / 최정수)로부터 옮긴다.


* 제왕나비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868080&cid=72536&categoryId=72537




20년 전만 해도 북미에 적어도 10억 마리의 제왕나비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9300만 마리밖에 없다. 옛날이었다면 엄청난 규모의 상실에도 내 염려가 희미했을지 모른다. 과학자들이 알아서 바로잡겠지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나이가 들어서 사랑하는 많은 사람을 장례 지냈고, 상실은 나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일 때가 너무 많다. 그래서 나는 잠이 깬 채로 어둠 속에 누워 종합 뉴스 시대에 꽃가루 매개자 문제―꿀벌떼의 몰락과 제왕나비 서식지의 파괴―의 해결책을 궁리한다. - 늦은 이주(제왕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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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5-10-02 0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왕나비... 화려하고 멋있네요. 하지만 사라지고 있다니...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ㅠㅠ

서곡 2025-10-02 21:56   좋아요 0 | URL
네 이렇게 아름다운 존재가 언젠가 미래엔 사진과 그림으로만 알고 볼 거라 생각하면 디스토피아입니다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박경리)를 계속 읽는다. 아래 글은 1984년 3월 작이다.

Butterflies, 1950 - M.C. Escher - WikiArt.org






오늘을 살찐 진딧물이 배춧잎에 군생(群生)하는 양상으로 비유하고 옛날을 허기진 나비들이 먹이를 찾아 방황하는 것으로 비유한다면 건설(建設)의 역군들은 이마에 핏대를 세울지 모르지만 결코 나는 과거에 연연하는 것도 향수(鄕愁)를 느끼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 쓰라린 가난과 불편에서 눈부시게 비약한 오늘은 과연 천국인가, 그것을 묻고 싶은 심정일 뿐이다. - 7. 풍요의 잔해로 신음하는 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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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박찬욱 신작 '어쩔수가없다' 원작 '액스'(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가 아래 글의 출처로서 요즘은 극장에 잘 안 가는 편이지만 연휴에 볼까 생각 중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Hans님의 이미지


cf. 서재 이웃님이 최근 읽고 리뷰하신 '김호연의 작업실 - 김호연의 사적인 소설 작업 일지' 목차를 보니 '7. 쓰기 위해 읽다 – 작업실 서재 뒤적이기' 편에 '《액스》 : 내 모가지를 지키기 위한 남의 모가지 자르기'가 있다. 김호연 작가는 이 작품이 "기똥차게 재미있다"고 썼다.





내게는 동기가 있다. 내게는 동기가 있고, 반드시 제거해야 할 특정 인물이 몇 명 있다. 그것은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명석한 형사라면 대번에 나를 용의선상에 올려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코네티컷에서 내 총에 맞아 숨진 이는 에벌리와 에이쉐뿐이다. 연쇄살인범의 패턴이 보이는 사건이 그 둘뿐이라는 얘기다. 그럼 나는 안심해도 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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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5-09-30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 좋았어요.
원작을 잘 살리면서도 박찬욱 감독의 개성이 보이더라고요.
배우들도 연기를 잘 하고요^^

서곡 2025-09-30 15:57   좋아요 1 | URL
아 보셨군요 네 기사와 리뷰를 읽어보니 박찬욱 스타일로 블랙유머가 넘칠 것 같아요 재미있겠네요 ㅋㅋ

단발머리 2025-09-30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보러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박찬욱 감독 영화 너무 쎄서 안 보거든요.
이 영화는 기대를 가지고 갑니다!

서곡 2025-09-30 15:58   좋아요 0 | URL
오 후기 기다리겠습니다 ㅎㅎㅎ 네 박찬욱 특유의 과잉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건 좀 나으려나요
 

'쓴다면 재미있게'(벤저민 퍼시/이재경)로부터 옮긴다.

Girl Writing, 1892 - 1895 - Piet Mondrian - WikiArt.org





영화 대본에서 ‘비트’는 스토리의 최소 단위, 즉 하나의 액션과 리액션을 뜻한다.(중략)다음은 리디아 데이비스Lydia Davis의 단편 <아우팅The Outing>의 한 대목이다.

길가에서 폭발한 분노, 길에서 말하는 것이 거부되고, 솔숲에서도 이어지는 침묵, 오래된 철교를 건너가면서도 이어지는 침묵, 화해 시도도 물 건너가고, 언쟁을 보도 위에서 끝내는 것도 거부되고, 가파른 흙 제방 위의 성난 고함소리, 덤불 사이에서 들리는 울음.

이것을 단편으로 불러야 할지 시로 불러야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내게는 비트 시트처럼 읽힌다. 골자만 남기고 전부 추려낸 서사. 이것이 단편이기 때문에 (거기다 순수문학 단편이기 때문에) 이야기는 애매모호한 새드 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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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리안의 꽃 그림을 보았다. 아름답다. 추상화만 그린 게 아니었던 것이다. '마흔을 위한 치유의 미술관'(윤현희)의 '2부 내 마음이 나를 괴롭게 하는 날에' 중 '피에트 몬드리안 _ 수많은 균열을 쌓아 삶의 균형을 완성하다' 편을 읽었다.

Amaryllis, 1910 - Piet Mondrian - WikiArt.org





몬드리안은 물질주의를 거부하고 정신세계의 질서를 추구하는 자기 절제적인 사람이었다. 고독을 즐기는 은둔자 같은 생활을 추구했던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의 활동 무대는 고향이었던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쟁을 피해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미국 뉴욕으로까지 확장되었다. - 선과 면이 만드는 균형

몬드리안은 미술교사였던 아버지의 강요로 20세가 되던 해에 미술교사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교사가 아닌 화가의 길을 택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꽃을 그린 정물화나 수채화를 판매해서 생활비를 마련했다. 파리에서 지낼 때도 정물화는 그의 주된 수입원이었다. - 원칙과 질서가 혼란한 마음을 구원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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