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보름달 '벅문' 가장 둥근모습 뜨는시간 https://www.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321928 며칠 전 달빛이 밝고 달이 둥글더니 7월의 보름달이었구나.


'클래식 365'(이채훈)로부터 옮긴다.


빌라 로보스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0b3837a




"한밤, 드넓은 창공을 가로질러 사랑스런 장밋빛 구름이 서서히 지나가네. 영광된 저녁의 깊은 심연에서 아름다운 처녀처럼 달이 떠오르네."

브라질의 작곡가 에이토르 빌라 로보스(1887~1959)는 바흐 음악이 진실로 보편적인 정신을 갖고 있다고 여겼다. 이 곡은 바흐의 음악 어법과 브라질 전통 음악의 아름다움을 결합한 역작으로, 우수 가득한 선율이 귀에 익을 것이다. 원래 8대의 첼로와 목소리를 위한 곡이지만, 작곡자 자신이 목소리와 기타를 위한 이중주로 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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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무엇인가 1' 쿤데라 편으로부터 옮긴다.

By Published via Swiss embassy in Prague. No artist listed on archive website. - From Dodis (Diplomatic Documents of Switzerland) "The Suppression of the Prague Spring" and 1968-10-08, CC BY 4.0






소설을 쓰는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사상을 밝히기 위해서 소설이라는 형식을 이용하는 가짜 소설가들일 뿐이랍니다. 볼테르도 카뮈도 ‘소설만이 발견할 수 있는 어떤 것’을 발견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 딱 한 가지 예외가 있는데, 그것은 디드로Denis Diderot의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이에요. 정말 기적 같은 일이지요. 그 진지한 철학자가 소설의 영역에 들어서자마자 장난스러운 사유자가 됩니다. 그 소설에는 단 하나의 진지한 문장도 없어요. 소설 안의 모든 것이 놀이입니다. 이 소설이 프랑스에서 지나치게 저평가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사실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 안에는 프랑스가 잃어버리고 나서 회복할 생각이 없는 모든 것이 담겨 있어요. 프랑스에서는 작품보다는 사상을 선호하거든요.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은 사상의 언어로는 번역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상의 고향인 프랑스에서는 이해될 수가 없습니다. - 밀란 쿤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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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과 그의 주인' 은 쿤데라가 러시아 탱크가 쿤데라의 조국 체코슬로바키아의 수도 프라하를 점령한 프라하 봄 사건 당시에 쓴 작품이다. 


쿤데라의 희곡에서는 화자의 목소리가 치명적으로 결여됨으로써 현재의 행위를 단조롭게 하며 뒷면 무대에서 더 큰 깊이를 가져오고 과거의 사건에 대한 덧없음을 일깨운다. 인간 정신의 중요성과 경험을 개념화하는 능력을 극화하면서 쿤데라는 이런 방법을 구조주의로부터 빌려왔다. 그는 이 구조주의야말로 근대문화 그리고 베케트와 디드로의 가장 위대한 충동의 하나라고 한다.


베케트의 세계처럼 이 희곡에서 쿤데라 주인공들의 정신은 희극적이고 활기찰지라도 별로 할 일이 없다. 쿤데라는 이 세계를 인간의 안락을 위한 가능성도 없고 생기도 없는 불빛으로 묘사한다. 그는 이러한 테마에 늘 사로잡혀 있다.] 출처: 김규진, 밀란 쿤데라의 문학과 체코문학의 국제성- 희곡 '야곱과 그의 주인'을 중심으로(2006)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072303 이 논문은 단행본 '한 권으로 읽는 밀란 쿤데라'에 실려 있다.


재작년인 2023년 7월 11일에 쿤데라가 별세했으니 최근 2주기였다. 쿤데라가 최애작가군에 속한다고 할 순 없지만 흥미롭게 읽던 때가 있긴 있었다. RIP.

1968년 프라하 By The Central Intelligence Agency - 10 Soviet Invasion of Czechoslovakia,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커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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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단편집 '그리움을 위하여'와 '친절한 복희씨'에 실린 '후남아, 밥먹어라'로부터 옮긴다. 이민으로 한국을 떠난 후남이 언니와 전화통화하는 대목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Quốc Hùng Hầu님의 이미지






"가끔 네 생각은 나시나봐. 우리 딸막내 어디 가서 밥이나 안 굶나, 하시면서 먼 산을 바라보신단다." "딸막내가 뭐야?" "네가 딸로는 막내 아니냐?"

딸막내, 얼마나 예쁜 이름인가. 막내딸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진작 좀 그렇게 불러주지. 원망인지 그리움인지 모를 격정이 복받쳐 더는 통화를 잇지 못했다. - 후남아, 밥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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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5-07-13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미지는 자매인가요?
넘 다정하고 정겨워 보여요.
언니들이 생각나요^^

서곡 2025-07-14 00:18   좋아요 1 | URL
‘딸막내‘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고르려고 자매들을 찾았는데 이 이미지는 모녀랍니다 자매 같은 모녀인듯요 일요일 밤 안녕히 주무세요!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 히토나리)을 읽었다. 작년에 제작된 드라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최근 봤기에 흥미가 생겼다. 한국 여자와 일본 남자의 연애 이야기. 


아래 옮긴 내용을 보면 홍이는 어이없게 왜 남친의 방을 청소하는가? 전통적으로 일본은 청결을 중시한다는데 전 여친 칸나와의 실연으로 괴로워하던 남자주인공은 새 여친 홍이를 구원의 여성으로 받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청소가 차지하는 역할이 꽤 커 보인다. 직접 청소하고 정화하란 말이야, 직접!


cf. 일본이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는 비결 https://www.bbc.com/korean/news-50591591

1985년 8월 일본 쿄토 By Marie-Sophie Mejan - Self-scanned, CC BY 4.0, 위키미디어커먼즈


*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우리 나라 여성작가 공지영이 한국 여자, 츠지 히토나리가 일본 남자의 시점으로 제각기 썼다.




홍이는 단지 내 방을 청소하고 돌아간 것이 아니었다. 나의 어리석음을 나 대신 쓰레기통에 버려 준 것이다. 음울하던 내 마음에 푸른 하늘을 가져다주었고, 우물쭈물하는 내 생활에 넓고 파란 바다를 불러왔다. 그녀가 내 어두운 삶을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아 주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빨리 다시 일어서지는 못했을 것이다. 홍이는 억지도 강요도 하지 않았고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나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나를 구원해 준 것이다. 얼마나 알기 쉽고 사랑스러운 교훈인지. 깨끗해진 방 안에서 혼자 침울해하고 있는 건 너무나 바보스러운 일이었다.

홍이는 그 후로도 뜻밖의 순간에 나타나 같은 방법으로 청소를 하고 돌아갔다. 즐거운 듯이 천진난만하게 청소하는 홍이를 보고 있으면, 왠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인정받는 듯한 행복을 느꼈고 또누구든 상관없이 먼저 용서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마음의 문을 닫고 고집스럽게 칸나를 원망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홍이의 존재는 정말이지 내게 성모 그 자체였다.

1997년 초여름, 나는 대학교 사학년이었고, 한 살 아래인 홍이는 스물두 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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