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무엇인가 1' 쿤데라 편으로부터 옮긴다.



By Published via Swiss embassy in Prague. No artist listed on archive website. - From Dodis (Diplomatic Documents of Switzerland) "The Suppression of the Prague Spring" and 1968-10-08, CC BY 4.0

소설을 쓰는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사상을 밝히기 위해서 소설이라는 형식을 이용하는 가짜 소설가들일 뿐이랍니다. 볼테르도 카뮈도 ‘소설만이 발견할 수 있는 어떤 것’을 발견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 딱 한 가지 예외가 있는데, 그것은 디드로Denis Diderot의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이에요. 정말 기적 같은 일이지요. 그 진지한 철학자가 소설의 영역에 들어서자마자 장난스러운 사유자가 됩니다. 그 소설에는 단 하나의 진지한 문장도 없어요. 소설 안의 모든 것이 놀이입니다. 이 소설이 프랑스에서 지나치게 저평가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사실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 안에는 프랑스가 잃어버리고 나서 회복할 생각이 없는 모든 것이 담겨 있어요. 프랑스에서는 작품보다는 사상을 선호하거든요.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은 사상의 언어로는 번역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상의 고향인 프랑스에서는 이해될 수가 없습니다. - 밀란 쿤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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