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빨래가 잘 마른다. 하물며 이런 폭염엔 두말 하면 잔소리. 올해로 20주년이 된 우리 나라 뮤지컬 '빨래'가 생각나 찾아봤다.


* 공식채널 https://www.youtube.com/@musical_BBALLAE


'뮤지컬 익스프레스 슈퍼스타'(황조교)로부터 옮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Marjan님의 이미지


cf.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백영옥)의 마지막 장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어린 날입니다' 중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편이 뮤지컬 빨래 이야기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지만 ‘마음의 얼룩’을 말끔하게 지워낸 그들은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얻고 서로의 어깨를 다독이며 일어난다. ‘햇볕에 잘 마른 빨래’처럼 뮤지컬 《빨래》는 하루의 얼룩을 지우고 새로운 마음으로 한 발짝 더 내딛게 하는 따뜻한 뮤지컬이다.

《빨래》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막 서울로 왔던 내 스무 살 시절이 생각난다. 화려한 풍경 아래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빨래》 속 아등바등 살아가는 인물과 같은 모습이었다. 급류처럼 빠른 서울의 시간 속에서 나 역시 조급함에 떠밀려 불안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 급박한 삶에서 내게 위로와 안식을 건네준 건 커다란 행복이 아니라 《빨래》의 인물들처럼 ‘함께’ 삶의 의미를 노래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소소한 순간들이었다. 뮤지컬 《빨래》는 우리가 평소에 놓치고 있는 수많은 작은 행복을 되짚어주며 ‘그럼에도’ 지친 일상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북돋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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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자 준고와 사랑에 빠진 한국 여자 홍이는 열심히 각시 놀음 중이다. 

Rush of rental boats in Inokashira Pond, Tokyo, Japan, circa 1980s-1990s By 白石准 (Jun Shiraishi) - Boats (171736929), CC BY-SA 2.5, 위키미디어커먼즈 


cf. 이노카시라 공원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속 주요 장소이다.


https://press.moviewalker.jp/news/article/1225723 드라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이노카시라 공원 촬영담이다.




그의 속옷과 흰 티셔츠를 골라 냄비에 넣고 세제를 조금 풀어 푹푹 삶았다. 그렇게 하면 흰빛은 더욱 눈이 부신 흰빛이 되었다.

집안일을 싫어하는 나였지만 나는 준고의 집을 누구에게도 손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땀내가 배어 있는 그 속옷을 누구에게도 빨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한국과는 달리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았던 도쿄의 날씨, 나는 아직 덜 마른 그의 티셔츠와 바지 그리고 준고의 속옷까지 정성스레 다림질을 하고 향긋한 세제 냄새가 풍기는 그 속옷 하나하나에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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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rose Bierce https://en.wikipedia.org/wiki/Ambrose_Bierce


미국 작가 비어스에 대해 찾아 본 것으로부터 옮겨둔다. 출처는 아모르문디 세계문학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이다.

By John Herbert Evelyn Partington - Ambrose_Bierce,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앰브로즈 비어스는 1842년 6월 24일, 오하이오 주 메이그스 카운티에서 열세 남매 중 열째로 태어났다. 아버지 마커스 오릴리어스 비어스는 가족의 생계보다는 독서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 자신의 이름은 로마 황제 아우렐리우스의 이름을 딴 것인데, 무슨 이유에선지 자식들에게 모두 ‘A’로 시작하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어머니 로라 셔우드 비어스는 엄격한 칼뱅주의 집안 출신으로 청교도적 양육 방식을 고수했다.

비어스의 유년 시절은 유복함이나 평온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양친이 결혼한 후 이주해 온 오하이오 주는 복음주의 운동이 강한 지역이었다. 지역의 엄숙한 분위기와 경제적 궁핍은 유년의 비어스에게 종교에 대한 반감과 더불어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결핍감을 안겨 주었다. - 작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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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 미국 남북 전쟁 소설선'(앰브로즈 비어스)으로부터 옮긴다. 

샤일로 전투 By Thure de Thulstrup / Adam Cuerden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What I Saw of Shiloh https://americanliterature.com/author/ambrose-bierce/short-story/what-i-saw-of-shiloh





테네시 주 남서부 샤일로 예배당 근처에서 벌어진 샤일로 전투는 미국 남북 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이다. 율리시스 S. 그랜트 장군이 이끄는 북군의 승리로 끝났지만 양쪽 모두 각각 1만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작품은 남북 전쟁을 소재로 한 비어스의 첫 번째 작품이자 자전적 수기로 1882년에 발표되었다. -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1861년 4월 남북 전쟁 발발 5일 만에 인디애나 제9의용군 C 중대에 이등병으로 자원입대함.

1862년 4월 오하이오 주 뷰얼 장군 군대의 헤이즌 여단에 배치받아 내슈빌로 이동하여 샤일로 전투에 참가함. - 작가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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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에 관한 글을 찾다가 미국 작가 앰브로스 비어스의 단편 '앵무새'를 발견하고 읽었다. 남북전쟁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처음 듣는 작가인데 북군으로 참전했고 말년에는 멕시코에서 실종되었다고 한다.


Ambrose Bierce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Ambrose-Bierce

Blue Parrots - August Macke - WikiArt.org


[네이버 지식백과] 아우구스트 마케 [AUGUST MACKE] (501 위대한 화가, 2009. 8. 20., 스티븐 파딩, 박미훈)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67525&cid=44533&categoryId=44533




이 아름다운 시절 내내 그치지 않는 소리가 있었으니, 오두막 문가의 새장 속에서 앵무새 한 마리가 만들어 내는 낭랑하고 서늘한 선율이었다. 그 소리는 축복의 음악처럼 병사가 꾸는 꿈의 막간을 채웠다. 쾌활한 앵무새는 늘 노래했다. 노랫소리의 끝없이 다양한 음색은 마치 솟아 나오는 샘물처럼 심장 박동에 맞춰 보글보글 졸졸졸 힘들이지 않고 목구멍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그 상쾌하고 청아한 가락은 실로 유년의 본질이자, 삶과 사랑의 신비를 이해하는 의미이고 해석이었다. 그런데 그 달콤한 나날이 비처럼 쏟아지는 눈물과 서글픔 속에 어두워지는 때가 찾아왔다. 착한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커다란 강변의 초원에 있던 집은 부서졌으며, 형제는 서로 다른 친척들의 손에 이끌려 헤어졌다. 윌리엄(꿈을 꾸고 있는 병사)은 추측의 왕국에 있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시에서 살게되었다. 그리고 존은 강 건너 마법의 땅, 사람들이 이상하고 사악한 방식으로 산다는 그 먼 곳으로 갔다.

어머니의 유산 중에서 어쩌면 가장 소중한 앵무새는 존과 함께 갔다. 형제는 헤어졌지만, 앵무새까지 나누어 가질 순 없었다. 그래서 앵무새는 이상한 땅으로, 윌리엄이 도저히 알 수 없는 세상으로 가 버렸다. 그러나 그 후로도 고독할 때면 앵무새의 노래가 그의 꿈을 가득 채웠고, 언제나 귀와 가슴으로 그 노래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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