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 미국 남북 전쟁 소설선'(앰브로즈 비어스)으로부터 옮긴다. 

샤일로 전투 By Thure de Thulstrup / Adam Cuerden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What I Saw of Shiloh https://americanliterature.com/author/ambrose-bierce/short-story/what-i-saw-of-shiloh





테네시 주 남서부 샤일로 예배당 근처에서 벌어진 샤일로 전투는 미국 남북 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이다. 율리시스 S. 그랜트 장군이 이끄는 북군의 승리로 끝났지만 양쪽 모두 각각 1만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작품은 남북 전쟁을 소재로 한 비어스의 첫 번째 작품이자 자전적 수기로 1882년에 발표되었다. -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

1861년 4월 남북 전쟁 발발 5일 만에 인디애나 제9의용군 C 중대에 이등병으로 자원입대함.

1862년 4월 오하이오 주 뷰얼 장군 군대의 헤이즌 여단에 배치받아 내슈빌로 이동하여 샤일로 전투에 참가함. - 작가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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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에 관한 글을 찾다가 미국 작가 앰브로스 비어스의 단편 '앵무새'를 발견하고 읽었다. 남북전쟁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처음 듣는 작가인데 북군으로 참전했고 말년에는 멕시코에서 실종되었다고 한다.


Ambrose Bierce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Ambrose-Bierce

Blue Parrots - August Macke - WikiArt.org


[네이버 지식백과] 아우구스트 마케 [AUGUST MACKE] (501 위대한 화가, 2009. 8. 20., 스티븐 파딩, 박미훈)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67525&cid=44533&categoryId=44533




이 아름다운 시절 내내 그치지 않는 소리가 있었으니, 오두막 문가의 새장 속에서 앵무새 한 마리가 만들어 내는 낭랑하고 서늘한 선율이었다. 그 소리는 축복의 음악처럼 병사가 꾸는 꿈의 막간을 채웠다. 쾌활한 앵무새는 늘 노래했다. 노랫소리의 끝없이 다양한 음색은 마치 솟아 나오는 샘물처럼 심장 박동에 맞춰 보글보글 졸졸졸 힘들이지 않고 목구멍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그 상쾌하고 청아한 가락은 실로 유년의 본질이자, 삶과 사랑의 신비를 이해하는 의미이고 해석이었다. 그런데 그 달콤한 나날이 비처럼 쏟아지는 눈물과 서글픔 속에 어두워지는 때가 찾아왔다. 착한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커다란 강변의 초원에 있던 집은 부서졌으며, 형제는 서로 다른 친척들의 손에 이끌려 헤어졌다. 윌리엄(꿈을 꾸고 있는 병사)은 추측의 왕국에 있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시에서 살게되었다. 그리고 존은 강 건너 마법의 땅, 사람들이 이상하고 사악한 방식으로 산다는 그 먼 곳으로 갔다.

어머니의 유산 중에서 어쩌면 가장 소중한 앵무새는 존과 함께 갔다. 형제는 헤어졌지만, 앵무새까지 나누어 가질 순 없었다. 그래서 앵무새는 이상한 땅으로, 윌리엄이 도저히 알 수 없는 세상으로 가 버렸다. 그러나 그 후로도 고독할 때면 앵무새의 노래가 그의 꿈을 가득 채웠고, 언제나 귀와 가슴으로 그 노래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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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공지영)을 읽는다. 한국 여성과 일본 남성의 사랑 이야기. 일본 남성의 입장에서 일본 남성 작가 츠지 히토나리가 같은 제목으로 쓴 권을 먼저 읽었다. 두 권이 세트로서 흔치 않은 기획과 협업이리라. 이 작품들이 원작인 드라마를 최근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칸나꽃(2022년 7월) By Pinterpandai.com - Own work, CC BY-SA 3.0


칸나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1k1539a


cf. 꽃 이름 칸나는 일본 여성 이름으로 쓰인다.




"아무튼 무슨 일이 있었구나. 아니면, 그 일본 작가라는 사람이 너무 멋있었구나! 게다가 약혼자 사진을 보여 주는데 그 여자가 예전에 언니가 일본에서 그렇게 싫어했던 그 칸나인지 글라디올러스인지 그 여자를 닮았던가. 키는 쪼끄만데 팔다리가 길고 수양버들처럼 낭창낭창하고 말도 예쁘게 가만가만하고……."

어둠 속으로 칸나의 희고 윤곽이 고운 얼굴이 떠올랐다. 내가 처음으로 사랑했던 준고가 처음 사랑했던 여자, 그 여자가 칸나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후로 나는 출판사의 행사 때도 칸나 꽃이 들어간 화환은 절대 쓰지 않았다. 칸나와 비슷한 글라디올러스라는 꽃까지 싫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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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림의 '말러' 중 '06_알마, 뮤즈인가 악처인가'로부터 옮긴다.

말러의 작업실 Komponierhäuschen (German for 'composition hut') in Steinbach am Attersee, where Mahler composed in the summer from 1893 By Furukama - Own work, CC BY-SA 3.0





이 커플이 결혼에 도달한 과정은 절대로 순탄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각자 녹초가 될 때까지 피를 말리는 신경전을 벌였다. 이 연애 기간 중 쓴 알마의 일기는 가관이다. 말러의 외모는 물론이고 그의 발음과 심지어 체취까지도 거슬린다며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나마 인정할 음악성조차 끔찍하게 빈약하다는 것이 결혼 전 말러에 대한 알마의 평가였다.

자신의 외모도 예술도 인정해 주지 않는 어린 알마를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그로서는 나이뿐이었다. 알마의 철없는 생각을 지적하고 심지어 글씨체마저 트집 잡으며 일일이 그녀를 가르치려 들었다. 결혼 전부터 알마의 삶부터 생각까지 모든 것을 자신에게 맞추라고 강요한 점, 무엇보다 알마에게 작곡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점에서는 가부장주의를 넘어서 예술가 특유의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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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일 단편소설 걸작선: 브레히트·카프카·클라이스트·드로스테 휠스호프'(배중환 역)으로부터 옮긴다.

브레히트 생가(아우크스부르크 2023) By Burkhard Mücke - Own work, CC BY-SA 4.0


The Augsburg Chalk Circle https://en.wikipedia.org/wiki/The_Augsburg_Chalk_Circle 한 아이를 두고 두 여성이 자신이 엄마라며 다투는 이야기 '아우크스부르크의 동그라미 재판'(1940)은 희곡 '코카서스의 백묵원'(1944)으로 변모한다.

'코카서스의 백묵원' 공연(1954년 베를린) By selbst als Vertreter / Vorstand des Forums für Nachlässe und Besitzer aller Rechte, Foto: Siewert.Original uploader was Dekator at de.wikipedia - Nachlass Siewert im Forum für Nachlässe von Künstlerinnen und Künstlern e.V., CC BY-SA 3.0


브레히트 단편집 '채신없는 할머니'에 '아우크스부르크의 분필 원'이 실려 있다.





홀 안에 동요가 일었다. 방청객은 까치발로 서서 앞에 선 사람들과 다투었다. 그러나 두 여인이 동그라미 안으로 들어서고 각각 아이의 손을 붙잡자 홀 안은 다시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아이도 무엇이 문제인지를 예감한 듯 울음을 뚝 그쳤다. 아이는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안나 쪽으로 들고 있었다. 그러자 판사가 ‘시작’ 하고 명령을 내렸다.

찡리 부인은 아이를 단박에 세게 당겨 동그라미 밖으로 끌어냈다. 안나는 당황하여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아이를 쳐다보았다. 아이의 두 팔이 동시에 양방향으로 당겨지면 아이가 다칠까 봐 두려워서 안나는 아이의 팔을 놓아 버렸던 것이다. - 아우크스부르크의 동그라미 재판(브레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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