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끝/ 이성복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198


The Four Seasons, Summer, 1861 - Paul Cezanne - WikiArt.org


오늘로 이 달도 끝이다. 칠월이 가고 내일부터 팔월, 올해가 다섯 달 남았구나. 심해도 너무 심한 말 그대로 찌는 듯한 이 무더위는 언제 끝나려나. 세잔의 위 그림 속 스카프와 긴 치마가 답답해 보인다. 'summer madness'가 확 와 닿네.


Summer Madness (instrumental) https://en.wikipedia.org/wiki/Summer_Madness_(instrumental)


[네이버 지식백과] 쿨 앤 더 갱 [Kool & The Gang] (팝스타소사전, 삼호뮤직)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8412&cid=42606&categoryId=4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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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자이의 단편 '불꽃놀이'에서 식구들을 괴롭히던 말썽쟁이 아들이 죽는데 그 죽음의 진상을 이 소설만 읽어서는 알 수 없다. 제목과 달리 불꽃놀이는 안 나온다.


출처는 '미남자와 부랑자 - 다자이 오사무 국내미발표 단편집'(홍성필 역)이다. 


불꽃놀이 https://dazaiosamucom.tistory.com/10 (전문이 역자 웹사이트에 있다.)

2013년 8월 2일 By Guilhem Vellut from Annecy, France - Inokashira Park @ Kichijoji, CC BY 2.0, 위키미디어커먼즈


[네이버 지식백과] 이노카시라온시공원 [Inokashira Park, 井の頭恩賜公園(정-두은사공원)]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306112&cid=40942&categoryId=39960


cf. 비(도서출판b) 다자이 오사무 전집 5권 '‘정의와 미소’에도 '불꽃놀이'가 실려 있다.




쇼와(昭和) 초기, 동경에 있는 한 가정에서 일어난 기이한 사건이다.

한여름, 동경 교외에 있는 이노가시라(井の頭) 공원에서 그 사건이 일어났다. 그 날에 대해서는 조금 자세히 적어야만 한다. 아침 일찍 세쓰코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세쓰코는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달밤이었다. 반달이 동쪽 하늘에 떠 있었다. 엷은 안개가 삼나무 숲 속에 가득 차 있었다. 셋은 그 밑을 걸었다. 가쓰지는 여전히 러닝셔츠에 팬티 차림으로, 달밤이라는 건 따분하다, 새벽인지 저녁인지 한밤중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라고 중얼거리며, "그 옛날 그리운 / 긴자(銀座)의 버드나무" 라고 소리치듯 노래를 불렀다. 호숫가로 왔다. 며칠 전에 내린 비 때문에 호수 수량은 높았었다. 수면은 콜타르처럼 검게 빛났으며, 파도 하나 없이 조용했다. 강변에 보트가 하나 버려져 있었다.

사건은 예상보다 매우 복잡해졌다. 그렇지만 이 불쾌한 사건의 전말을 논하는 것이 필자의 본뜻은 아니다. 필자는 그저 다음과 같은 한 소녀의 불가사의한 말을 독자에게 전해드리고 싶다.

"그럼 건강하세요. 나쁜 오빠라도 그런 식으로 죽었다고 하면 역시 피붙이이기에 슬프겠지만 힘내세요."

소녀는 고개를 들고 대답했다. 그 말은 분명 전능한 신이라 해도 깊은 생각에 잠기도록 만들었으리라. 물론 세계 문학에도 지금까지 출현한 적이 없을 만큼 새로운 말이었다.

"아뇨," 소녀는 고개를 들고 대답했다. "오빠가 죽었기에, 저희들은 행복해졌습니다." - 불꽃놀이(1942) / 2부 전쟁의 안과 밖에서

1942년 33세 10월, ‘불꽃놀이(花火:하나비)’를 ‘문예(文藝)’에 발표하나 시국에 맞지 않다며 전문 삭제된다. 1946년 11월, ‘박명(薄明)’에 ‘일출 전(日の出前)’으로 제목을 바꾸어 수록됨. - 저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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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5-07-3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자이 오사무 미발표 단편집이라는 걸 10년 전에 구입했는데, 여튼 오사무 작품들은 이상하게도 재미가 없더라구요. 인간실격은 의미심장하게 읽었지만 그리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단편이건 장편이건 재미가 없어 더이상 안읽에 되더라구요.

근데, 사진 멋지네요!!

서곡 2025-07-31 13:26   좋아요 0 | URL
네 사진에서 묘한 정적과 긴장이 느껴집니다 소설은 실화 소재인 것 같은데 확인하긴 어렵네요 당시 시대상이 전달되는 와중에 사건이 어찌 종결되었는지 다 알려주지 않고 끝나서 이게 뒷맛이 참 그렇습니다 제 경우 다자이가 가끔 꽂힐 때가 있습니다 ㅎ
 

여름엔 빨래가 잘 마른다. 하물며 이런 폭염엔 두말 하면 잔소리. 올해로 20주년이 된 우리 나라 뮤지컬 '빨래'가 생각나 찾아봤다.


* 공식채널 https://www.youtube.com/@musical_BBALLAE


'뮤지컬 익스프레스 슈퍼스타'(황조교)로부터 옮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Marjan님의 이미지


cf.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백영옥)의 마지막 장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어린 날입니다' 중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편이 뮤지컬 빨래 이야기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지만 ‘마음의 얼룩’을 말끔하게 지워낸 그들은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얻고 서로의 어깨를 다독이며 일어난다. ‘햇볕에 잘 마른 빨래’처럼 뮤지컬 《빨래》는 하루의 얼룩을 지우고 새로운 마음으로 한 발짝 더 내딛게 하는 따뜻한 뮤지컬이다.

《빨래》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막 서울로 왔던 내 스무 살 시절이 생각난다. 화려한 풍경 아래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빨래》 속 아등바등 살아가는 인물과 같은 모습이었다. 급류처럼 빠른 서울의 시간 속에서 나 역시 조급함에 떠밀려 불안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 급박한 삶에서 내게 위로와 안식을 건네준 건 커다란 행복이 아니라 《빨래》의 인물들처럼 ‘함께’ 삶의 의미를 노래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소소한 순간들이었다. 뮤지컬 《빨래》는 우리가 평소에 놓치고 있는 수많은 작은 행복을 되짚어주며 ‘그럼에도’ 지친 일상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북돋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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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자 준고와 사랑에 빠진 한국 여자 홍이는 열심히 각시 놀음 중이다. 

Rush of rental boats in Inokashira Pond, Tokyo, Japan, circa 1980s-1990s By 白石准 (Jun Shiraishi) - Boats (171736929), CC BY-SA 2.5, 위키미디어커먼즈 


cf. 이노카시라 공원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속 주요 장소이다.


https://press.moviewalker.jp/news/article/1225723 드라마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이노카시라 공원 촬영담이다.




그의 속옷과 흰 티셔츠를 골라 냄비에 넣고 세제를 조금 풀어 푹푹 삶았다. 그렇게 하면 흰빛은 더욱 눈이 부신 흰빛이 되었다.

집안일을 싫어하는 나였지만 나는 준고의 집을 누구에게도 손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땀내가 배어 있는 그 속옷을 누구에게도 빨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한국과는 달리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았던 도쿄의 날씨, 나는 아직 덜 마른 그의 티셔츠와 바지 그리고 준고의 속옷까지 정성스레 다림질을 하고 향긋한 세제 냄새가 풍기는 그 속옷 하나하나에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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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rose Bierce https://en.wikipedia.org/wiki/Ambrose_Bierce


미국 작가 비어스에 대해 찾아 본 것으로부터 옮겨둔다. 출처는 아모르문디 세계문학 '내가 샤일로에서 본 것'이다.

By John Herbert Evelyn Partington - Ambrose_Bierce,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앰브로즈 비어스는 1842년 6월 24일, 오하이오 주 메이그스 카운티에서 열세 남매 중 열째로 태어났다. 아버지 마커스 오릴리어스 비어스는 가족의 생계보다는 독서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 자신의 이름은 로마 황제 아우렐리우스의 이름을 딴 것인데, 무슨 이유에선지 자식들에게 모두 ‘A’로 시작하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어머니 로라 셔우드 비어스는 엄격한 칼뱅주의 집안 출신으로 청교도적 양육 방식을 고수했다.

비어스의 유년 시절은 유복함이나 평온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양친이 결혼한 후 이주해 온 오하이오 주는 복음주의 운동이 강한 지역이었다. 지역의 엄숙한 분위기와 경제적 궁핍은 유년의 비어스에게 종교에 대한 반감과 더불어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결핍감을 안겨 주었다. - 작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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