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들의 팝송'(정일서) 중 '지독한 성장통, 어둡고 어둡고 어둡던 날들'로부터 옮긴다.

사진: UnsplashLily Miller





이 노래는 1934년 조지 거쉰George Gershwin이 오페라 «포기와 베스»를 위해 만든 곡이다. 극 중에서 어부의 아내가 갓난아이를 재우는 장면에서 자장가로 불렸다.

재니스 조플린이 ‹Summertime›을 녹음한 것은 1968년으로, 록 역사상 손꼽히는 명반 중의 한 장인 빅 브러더 앤 더 홀딩 컴퍼니의 「Cheap Thrills」에 수록되었다.

‹Summertime›은 슬픈 노래다. 더운 날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가난한 흑인들의 신산한 삶이 녹아 있는 곡이기 때문이다.

한여름날
아이야, 삶은 평온하고
물고기는 뛰어오르고
목화는 풍년이다

아빠는 부자고
엄마는 미인이지
그러니 아이야 울지 말아라

이 곡은 록의 뿌리가 블루스에 있음을, 그리고 블루스의 기저에는 흑인 노예들의 애환과 슬픔이 녹아 있음을 잘 보여준다. - Summertime _Janis Joplin(Big Brother and the Holding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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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08-02 2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날씨가 많이 더운데, 사진속 하늘처럼 파란날에는 더 덥네요.
목화처럼 하얀 구름 있는 날이 조금 덜 덥고요.
제니스 조플린은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같은 시대가 아니라서 그런지 음악은 잘 모르겠어요.
1968년이면 한참 전이긴 합니다.
서곡님, 더운 날씨 건강하고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서곡 2025-08-03 00:39   좋아요 1 | URL
잘 지내셨나요 서니데이님 여전히 너무 덥네요 토요일 밤 안녕히 주무시길 바랍니다 / 재니스 조플린 들어본 노래가 몇 개 안 되는데요 서머타임 첨 들었을 땐 과하단 느낌이었는데 이번에 귀기울여 들어보니 호소력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강영숙의이매진]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https://v.daum.net/v/20250724225346073 우연히 이 칼럼을 읽었다. 암으로 아내를 잃은 루이스의 '헤아려 본 슬픔'과 루이스 부부 이야기인 영화 '섀도우랜드'가 소재이다. 전에 조금 읽고 덮은 책인데 펼쳐본다.

Gartenbild, 1911 - August Macke - WikiArt.org






"죽음은 없다"라든가 "죽음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참아 내기란 어렵다. 죽음은 있다.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발생하는 무슨 일이건 결과가 있게 마련이며 그 일과 결과는 회복할 수도 돌이킬 수도 없다. 차라리 탄생이 중요치 않다고 말하는 편이 더 낫겠다.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이 모든 광대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찾아보라고 해도 그녀의 얼굴,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손길을 찾아낼 수 없다는 사실보다 더 확실한 게 어디 있겠는가? 그녀는 죽었다. 죽어버린 것이다. 그것이 그렇게 알기 어려운 말인가? -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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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5-08-02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림 좋은데요!!

서곡 2025-08-02 14:11   좋아요 0 | URL
네 언뜻 일견 무난해 보여도 ‘천국보다 낯선‘ 듯한 불길함이 깃든 느낌입니다 밝음과 어두움 투명과 불투명 맑음과 탁함이 다 있어요......
 


'디 에센셜 한강' 수록 산문 '저녁 여섯시, 검고 긴 바늘'은 그 앞의 '종이 피아노'에 이어지는 내용으로서 중3 한강은 어릴 때 배우고 싶었던 피아노를 뒤늦게 부모님이 강권하여 배우게 된다.

사진: UnsplashDeclan Sun


cf. 듀오 더 클래식(김광진과 박용준)의 '종이피아노'를 조동희(이 노래를 작사한)가 새로 부른 버젼이다. https://www.melon.com/song/detail.htm?songId=33051150&ref=W10600 Paper piano (종이피아노) · 조동희




집에서 한 정거장 거리의 피아노학원은 자그마했다. 피아노는 모두 세 대였는데, 나는 『바이엘』부터 시작했으므로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현관 쪽 피아노를 쳤다—입시 준비를 하는 학생들은 방음시설이 된 안쪽 방들을 썼다. 평일에는 여섯시에서 일곱시까지 한 시간씩 쳤고 토요일에는 청음 등의 이론 강의가 있었다. 시큰둥하게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피아노가 좋아졌다. 지루하다는 『바이엘』도 즐거웠다. 11월까지 9개월 동안 『체르니 30번』까지 쳤는데, 나이 탓에 비교적 진도가 빨랐던 셈이다.

학원의 현관에 막 들어서면 커다란 벽시계가 보였는데 내가 도착하는 시각은 늘 여섯시 오 분 전이었다. "참, 항상 정확해." 푸들 선생님은 특유의 초연한 말씨로 감탄하곤 했다. 실은 앞의 사람이 조금 일찍 끝내고 일어서면 오 분이라도 더 할 수 있으니까, 난 그게 좋았던 거였다.

다만 기억한다. 내가 그토록 성실했던 저녁 여섯시, 검고 긴 바늘이 조금이라도 늦게 한 바퀴를 돌기를 바랐던 그 시간의 두근거림을. 늦었지만 고맙다. 그때 곁에 있었던 이들에게. 그 나이에는 깊이 알기 어려웠던, 숨겨진 따뜻한 마음들에게. (2007) - 저녁 여섯시, 검고 긴 바늘

• 저녁 여섯시, 검고 긴 바늘 ……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비채,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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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에센셜 한강' 중 산문 '종이 피아노'로부터 옮긴다. 어린 시절 피아노 교습을 받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 상 받을 수 없었던 한강 작가 이야기인데 짠하면서도 웃긴다.

Ink sketch of keyboard on ripped paper (2010) By Arman4audio - Own work, CC BY-SA 3.0


한강의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출간 당시 기사:[소설가 한강씨 25분짜리 자작음반 내] https://v.daum.net/v/20070114195111680?f=o


cf. 듀오 더 클래식(김광진과 박용준)의 노래 '종이피아노'가 있다. https://www.melon.com/song/detail.htm?songId=5395347&ref=W10600 종이피아노 Paper Piano · 더 클래식 The Classic 전에 즐겨 듣던 노래이다.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기 전, 봄방학이 시작됐을 때 부모님이 안방으로 나를 불렀다. 엉거주춤 앉는 나에게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피아노를 배우라고.

삼사 년 전이었다면 뛸 듯이 기뻐했겠지만 나는 좀 어리둥절했다. 숨도 쉬지 못할 만큼 어지럽게 피아노에 매혹됐던 시기는 홀연히 지나가버렸고, 혼자서 끄적이던 일기나 시에 몰두해 있던 때였다.

괜찮다고 나는 말했다. 별로 배우고 싶지 않다고. 시간도 없을 것 같다고.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네가 배우기 싫어도, 엄마 아빠를 위해서라도 일 년만 다녀줘라. 안 그러면 한이 돼서.

이번에는 어머니가 눈물을 닦으며 말씀하셨다. 내 책상에 일 년도 넘게 붙어 있었던 종이 건반에 대해서. 그걸 볼 때마다 까맣게 타들어갔던 마음에 대해서.

나는 그만 멋쩍어져서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그 숙연한 방을 어서 빠져나갈 생각만 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이어 말씀하셨다.

배워보고 재미있으면, 대학 들어가면 피아노도 사주마.

아휴, 우리집에 피아노 놓을 데가 어디 있다구요.

점입가경이라니…… 나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마음이 되어, 실없이 웃으며 그렇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2007) - 종이 피아노

• 종이 피아노 ……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비채,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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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겨울 - Pixabay로부터 입수된 Markus Kammermann님의 이미지


[네이버 지식백과] 소설가 한강의 서재 - 한강의 서재는 전화부스다 (지서재, 지금의 나를 만든 서재, 네이버)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8332&cid=59153&categoryId=59153 '소년이 온다' 발간 후인 2014년 6월30일 자이다. 




어른들은 우리 남매에게 말했다. "밖에 나가서 절대로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 광주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서는 안 돼." 그렇게 그 일은 나에게 영영 숨겨야 할지도 모를 무거운 비밀이 되었다. 그러나 그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 것을 떨칠 수는 없었다. 그해 여름이 지나갈 무렵 내가 문득 생각했던 것을 기억한다. 이제 곧 이 무더운 여름이 끝나고 우리는 가을 속으로 들어가는데, 이 여름으로조차 끝내 넘어오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그것은 어떤 정치적 각성이라기보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 여름의 소년들에게

여름의 소년들에게 …… 노르웨이 문학의 집 ‘Literary Guiding Stars’ 강연 원고,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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