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동화집 '고양이 사령관'에는 러시아 전래설화 '눈처녀'가 실려 있다. 노부부가 눈으로 만든 여자아이 이야기. 추위가 사라지면 녹아버릴 수밖에 없는 눈사람의 운명. 한강의 단편 '작별'을 저 눈처녀가 피와 살과 뼈가 있는 인간이 되어 한참 살다가 갑자기 다시 눈사람으로 돌연 변이하는 이야기라고 상상해본다. 


차이콥스키의 '눈 아가씨'가 있다.






아이가 첫 단어를 생각하는 사이 그녀는 장갑을 벗고 자신의 눈시울 아래를 만져보았다. 좀 전에 아이를 안으며 눈물이 고였던 자리가 움푹 패어 있었다. 왼쪽 가슴 아래 고였던 더운 물은 늑골 아래까지 흥건하게 흘렀다. 자신의 몸이 반으로 꺾인다면 그 자리일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왼쪽 늑골 바로 아래에서, 절반으로 꺾이며 부서질 것이다. 하지만 운이 좋을 수도 있다고 그녀는 고쳐 생각했다. 그 자리가 바깥에서부터 다시 얼어붙어준다면, 어쩌면 이 밤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작별(한강)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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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2-03-14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작별하지않는다 랑
비슷한듯 하면서 다른것같네요.

흰 이랑 작별
눈한송이가녹는동안 이
뭔가 다 연결되어 이어지는 기분입니다.

암튼 서곡님 글 로 급 읽고싶어졌어요.

서곡 2022-03-16 01:1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흰과 눈한송이, 작별하지 않는다와 작별을 쭉 따라 읽어 왔네요. 아름다운 연쇄입니다.
 

The March Marigold, c.1870 - Edward Burne-Jones - WikiArt.org





비 내리는 동물원
철창을 따라 걷고 있었다

어린 고라니들이 나무 아래 비를 피해 노는 동안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는 어미 고라니가 있었다
사람 엄마와 아이들이 꼭 그렇게 하듯이

아직 광장에 비가 뿌릴 때

살해된 아이들의 이름을 수놓은
흰 머릿수건을 쓴 여자들이
느린 걸음으로 행진하고 있었다

- 거울 저편의 겨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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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통 작가 책에 없는, 신문연재에는 있지만 단행본에 안 실린 꼭지가 있다. 소재는 델리만쥬. 결말이 ㅋㅋㅋ https://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888660.html


백수린 작가의 산문집에도 델리만쥬가 나온다. 이 책 역시 신문연재글을 묶어 낸 것으로 단행본은 경어체를 평어체로 바꿨다. https://www.khan.co.kr/culture/book/article/201812212037005


https://www.iz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354 델리만쥬의 냄새는 사라지지 않는다 (심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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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통 작가는 당근케이크를 런던에서 처음 먹었다고 한다. 티라미수는 로마에서 처음 먹더니, 제대로다. 그 사연은 아래 나온다. 


토익과 당근 케이크 https://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810001.html 

By James Petts from London, England - Costa carrot cake, CC BY-SA 2.0, 키미디어커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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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2-06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런던 신간 추가
 

김보통 작가 디저트 산문집 읽기 시작. 초반부의 자전거 짊어지고 로마 가서 티라미수 먹는 에피 재미남. 부모님이 대단하신 게 새 교황님 취임 후 첫 미사를 다녀오라며 이태리로 자식을 대신 보내심.  싶어 찾아보니 연재글이었음: [보통의 디저트: 티라미수, 나를 구원한 그 맛!]https://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845956.htm

사진: UnsplashVictoria Alexandro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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