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가 올 줄 알았던 마릴라에게 앤은 불청객이 되었다.

By M. A. and W. A. J. Claus - Montgomery, Lucy Maud (1908) Anne of Green Gables





앤은 훌쩍거리면서 꼭 끼는 잠옷으로 갈아입고는 얼른 침대 속으로 들어가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마릴라는 천천히 앤의 옷들을 주워 노란색 의자 위에 단정하게 올려놓고, 촛불을 들고 침대가로 다가가 말했다.

"잘 자거라." 조금 어색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무뚝뚝하지도 않은 목소리였다. - 3. 마릴라 커스버트도 놀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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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aladin.co.kr/790598133/15112803 작년 오늘에 이어, 데보라 넬슨의 '터프 이너프'가 왜 시몬 베유로 시작하는가를 생각하며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기 위해 관련 부분을 발췌한다.

Too Late to Change, The Saturday Evening Post story illustration, August 19, 1950, 1950 - Robert G. Harris - WikiArt.org






현대 비평가들은 달리 생각할지 모르지만, 1950년대 전후의 미국과 유럽에서 베유가 독자층을 찾았을 때 그녀의 비극적 세계관이 방해는커녕 오히려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생각은 해볼 만하다. 종교적 저작의 출간은 프랑스와 미국 양쪽에서 전후의 종교 부흥으로 한껏 자극된 독자들의 입맛을 충족시켰지만, 미국의 비평가들은 베유가 어째서 인기를 얻었는지 모르겠다고 어리둥절했다. 그들은 시몬 베유처럼 수난을 기꺼이 포용하는 작가가 어째서 대중적 독자의 인기를 얻는지 그 이유를, 특히나 그 시대의 종교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40년대 후반과 50년대 초반에 거쳐 일어난 종교 부흥의 문맥 속 에서 베유의 수용을 생각해보면, 베유와 그녀의 비극적 세계관이 어째서 한편으로 위협적이면서 또 한편으로 미혹시키는 면모를 지녔는지 개략적으로 파악해볼 수 있다. 일부 역사가에 의하면 전후의 미국 문화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과 유사한 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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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Tlla 2024-12-05 1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터프 이너프‘와 시몬 베유를 연결하신 관점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방금 저도 베유에 관한 글을 쓰고 있었는데, 이 글을 통해 베유의 비극적 세계관이 또 다른 시각에서 조명되는 것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서곡 2024-12-05 18:26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위의 글은 제가 쓴 게 아니라 데보라 넬슨의 ‘터프 이너프‘로부터 가져왔습니다 오해하신 듯하여 본문에 발췌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dbTlla 2024-12-05 18:39   좋아요 1 | URL
가져오신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댓글이 애매하게 읽혔을 수도 있겠네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덕분에 터프 이너프를 다시 펼쳐볼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터프 이너프'(데보라 넬슨)로부터

Christmas party 1952 By Seattle Municipal Archives



Tupperware home party in Sarasota, Florida 1958 By State Library and Archives of Florida






미국인들은 내면을 지향하며 가장 인습적인 형태의 가정생활로 돌아갔다.

2차대전 이후 부흥을 꾀하던 종교는 당시 심리적 외상으로 인해 내면을 지향하는 사회적 경향을 감지했고, 이로써 1950년대의 가정생활의 패턴을 해명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인들은 제도화된 종교의 요새로 퇴각했고, 성전은 이상화된 50년대의 가정과 같은 미덕을 제시해주었다. 강력한 아버지(목사), 위로를 주는 어머니(반가이 맞아주는 신도들)는 위험한 외부인들을 막아주고 적대적이고 낯선 전후의 세계로부터 그들을 지켜주었다. 전쟁 직후의 종교적 부흥은 체계화된 종교 내에서 주로 일어난 현상이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반대로 60년대의 종교 부흥은 전통적 숭배를 거부하고 더 혼합적이며 색다른 형태의 숭배를 모색했다). 이 요새를 굳건히 지키는 버팀목이 대중적이고 종교적인 저작물이었고, 이는 대체로 위안을 주는 사후 세계의 이미지나 "긍정적 사고"를 말하는 기분 좋은 이야기들, 그리고 종교적 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마음의 평화에 대한 브로마이드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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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4p0535a


'세계 문화 여행_캐나다'(시그마북스)에서 '빨강머리 앤'의 장소인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고향)를 찾아 보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 - 사진: Unsplash의 Tobias Negele 


프린스에드워드 섬 빨강머리앤 라이트쇼/Anne Green Gables Light Show (걸어서세계속으로) https://youtu.be/YM1LAHsQhzg





동부 해안은 애팔래치아 지역이라고 하며, 뉴펀들랜드 앤드 래브라도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주, 뉴브런즈윅주, 노바스코샤주, 세인트로렌스강 남부의 퀘벡주 일부(가스페 반도라고도 함)를 포함한다. 이 지역에는 숲과 언덕이 많아 인구가 적다. - 지형(01 영토와 국민)

Parva sub ingenti
(위대한 자의 가호를 받는 작은 것)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주의 모토

대서양에 접한 4개 주(뉴펀들랜드 앤드 래브라도주, 뉴브런즈윅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주, 노바스코샤주)의 인구수는 약 240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적다. - 지역별 정체성(02 가치관과 사고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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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초록지붕집의 앤'(오수원 역) 중 '작품의 공간적 배경'으로부터


By KindredSpiritMichael


[네이버 지식백과] 빨강머리 앤의 집 [Green Gables House]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80507&cid=40942&categoryId=40572





몽고메리는 프린스에드워드섬의 캐번디시를 배경으로 에이번리라는 가상의 마을을 창조해냈다. 캐번디시에는 앤의 보금자리였던 초록지붕집의 모델이 남아 있다. 몽고메리의 외가 쪽 친척인 데이비드 맥닐이 1830년대에 지은 집으로, 빅토리아시대(1837-1901) 후기의 전형적인 농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몽고메리가 어렸을 때 이 집에는 외할아버지의 사촌인 마거릿과 데이비드 주니어 남매가 살았다. 이들은 작품 속 매슈와 마릴라처럼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다. 지금은 작품 속의 공간을 재현한 관광 명소가 되었다.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초록색 지붕은 앤이 처음 이 집을 봤을 때 느꼈던 설렘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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