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잠'을 읽었다. 나로서는 오랜만에 읽는 그의 작품으로서 잠이 잘 오지 않는 한여름의 열대야에 읽으면 더 실감날 것 같다.

Sleeplessness, 1920 - Ivan Milev - WikiArt.org


* 소설집 'TV 피플' 수록작 '잠'을 단행본으로 내면서 고쳤다고 한다. 






나는 그때까지 잠이라는 것을 이른바 죽음의 원형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즉 잠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서 죽음을 상정하고 있었다. 죽음이란 한마디로 평소의 잠보다 훨씬 더 깊은, 의식이 없는 잠―영원한 휴식, 블랙아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죽음이란 잠 같은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상황인지도 모른다―. 그건 어쩌면 내가 지금 보고 있는 한없이 깊은, 각성한 암흑이 아닐까. 죽음이란 이런 암흑 속에서 영원히 각성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는 너무도 끔찍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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