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이 알려준 재작년 오늘의 독서로부터: 펭귄클래식코리아판 '크로이체르 소나타'(톨스토이)에 실린 '악마'가 아래 글의 출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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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1250) By Benedictine monastery of Podlažice
'악마'는 톨스토이 중단편선(작가정신)과 '이반 일리치의 죽음'(문예출판사)에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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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그에게 자신의 의지란 없고, 그를 움직이는 다른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오늘은 살아났지만, 오늘이 아니더라도 어찌 되든 내일, 혹은 모레는 결국 파멸하게 될 것이었다.
‘그래, 파멸이다.’ 그는 자신의 상황을 그렇게밖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시골에서 농부 여편네와 붙어서 사랑하는 젊은 아내를 배신하는 것. 모든 점에서 이건 저지르고 나면 더는 살 수가 없는 무서운 파멸이 아니겠는가? 아니다, 조치를 취해야만 해, 그래야만 해. 하나님 맙소사!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정말로 나는 파멸하고 마는 건가?’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조치를 취할 방도가 없단 말인가?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 그녀를 생각해서는 안 돼. 생각해서는 안 돼!’ 그가 그렇게 스스로에게 명했다. 바로 그 순간 그녀가 생각났고, 그녀가 눈앞에 떠올랐으며, 단풍나무 그늘이 눈앞에 그려졌다. -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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