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젊은작가상 대상작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전하영)에는 적지 않은 레퍼런스들이 들어 있는데 이탈리아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파졸리니에 대한 책 '파졸리니의 길'도 그 중 하나.

Pasolini 1960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23p0775a




그는 언젠가 학생들에게 이런 문장을 읽어준 적이 있었다.

어떤 경우라도 열일곱에서 스물세 살, 스물네 살까지가 우리 삶에서 가장 추한 시절이라는 걸 머릿속에 담아두어라……

이제 나는 무심코 잊고 있었던 문장 하나를 되새김질한다. 추한 시절에 대한 그의 오류를. 그의 빗나간 경고를. 나는 수업시간에 그가 읽어주었던 문장을 다시 꺼내어 제대로 수정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느낀다. 추한 시절에 관하여 그가 우리에게 읽어주었던 그 문장.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그 문장을 읽은 뒤 정반대의 뜻을 지녔다고 생각되는 말을 추가로 덧붙였다. 노래 가사를 인용한 것이기도 해서, 나는 여전히 그 말을 아주 잘 기억하고 있다. 그건 다음과 같다.

명심하라. 반드시, 네가 싫어하던 그 무엇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 장 피에르가 읽어주는 글은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가 마시모 페레티에게 쓴 편지에 나오는 문장으로 피에르 아드리앙의 『파졸리니의 길』(백선희 옮김, 뮤진트리, 2019)에서 재인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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