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가 되다'(김초엽, 김원영 공저)의 '1장 사이보그가 되다' 중 김초엽 작가가 쓴 '1부 우리는 사이보그인가'로부터
Frankenstein and Monster 1910 By The Cincinnati Enquirer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과학잡지 에피 4호(2018) '프랑켄슈타인'에 '『프랑켄슈타인』을 쓰는 메리 셸리: 주체와 타자 | 김초엽'이, 에피 24호(2023) '인공지능과 소설가의 일'에 '인공지능은 소설가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 김초엽'이 발표되었다. 올해 6월에 아무튼 시리즈로 출간된 김초엽 작가의 '아무튼, SF게임'도 담는다.
SF는 태생부터 인간 바깥으로 밀려난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왔다. SF의 시초로 여겨지는 메리 셸리Mary Shelley의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의 이야기다. 흉측한 외모를 가진 이 괴물은 인간의 언어와 지성을 습득하지만 인간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한다. 괴물은 복수를 꿈꾸고 이야기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SF의 괴물 이야기들은 『프랑켄슈타인』의 계보를 잇는다. 유전적 키메라,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복제인간, 좀비, 외계인. 과학의 산물이기도 하고 갑작스레 맞닥뜨린 재난이기도 한 그들에게는 인간과 다른 어떤 으스스함이 깃들어 있다. 이 괴물들은 때로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로, 때로는 연민을 자아내는 존재로 등장한다. 그런데 이 괴물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잠깐 투영해보는 독자는 있을지 몰라도, 그들이 정말로 자신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프랑켄슈타인 박사보다는 괴물에 가까운 존재라고 확신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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