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옮긴 글은 정지용의 시 '슬픈 기차'(조선지광, 1927. 5.)의 일부.
미야지마 섬, 세토 내해 由 Bernard Gagnon - 自己的作品,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 세토나이카이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470751&cid=51778&categoryId=51778
나는 언제든지 슬프기는 슬프나마 마음만은 가벼워 나는 차창에 기댄 대로 휘파람이나 날리자.
먼 데 산이 군마처럼 뛰어오고 가까운 데 수풀이 바람처럼 불려가고 유리판을 펼친 듯, 뇌호내해瀨戶內海* 퍼언한 물. 물. 물. 물. 손가락을 담그면 포도빛이 들으렷다. 입술에 적시면 탄산수처럼 끓으렷다. 복스런 돛폭에 바람을 안고 뭇배가 팽이처럼 밀려가 다 간,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
* 세토나이카이, 일본 혼슈와 규슈 등에 에워싸인 내해.
오오, 개인 날씨야, 사랑과 같은 어질머리야, 어질머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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