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후쿠시마 ‘핵연료 잔해 꺼내기’…시도도 못하고 중단] https://v.daum.net/v/20240822140012998


아래 옮긴 글은 장혜령 시인이 썼다. 출처는 악스트 2023년 7/8월호.

Fukushima Daiichi Nuclear Power Plant seen from the sea(2024년 4월) By ブルーノ・プラス


장혜령 시집 '발이 없는 나의 여인은 노래한다'(2021)의 '5부 노래하다, 발이 없는 나의 여인'에 시 '후쿠시마에서 인간은 기차처럼 긴 심연 모를 그림자다'가 실려 있다.


장혜령의 시 '물의 무덤'은 시와 사상 2022년 여름호 발표작.





나는 독자 여러분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을 내 일기장에 이 년 전, 이렇게 썼다.

"프랑시스 퐁주는 『사물의 편』에서 바다를 누구도 읽지 않는 두꺼운 책에 비유했다. 그러나 그 바다가 오염되어 페이지를 들춰볼 수도 없는 일은 퐁주도 생각지 못했을 거다. 후쿠시마에서 파도를 구겨 드럼통에 넣고 장사 지내는 미래는 더더욱 몰랐을 거다.

오래전, 그가 자연 속에서 책의 속성을 발견해 냈을 때—그러니까 오염된, 찢긴, 부서진, 망각된 자연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그때는 환경오염이 없었으니까.

이제 오염된 바다의 페이지들에 대해 써야 한다."

나는 한동안 후쿠시마에 대한 문서들을 읽었고 SF 시(그런 장르가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를 쓰기 시작했다.

밤이면 사라진 달 대신, 인공달이 사라진 도시를 비춘다. 물의 무덤 위로 빛나는 홀로그램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닌다. 물의 무덤은 3D 갤러리다. 매일 밤, 수십 대의 관광버스가 이곳에 정차한다. 마스크와 방호복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려 이 희귀한 풍경을 둘러보고 작품의 소유권을 구입하기도 한다. 그런데, 얼음 도시는 누구의 것인가? 조각가들이 세상을 떠나자 또 다시 새로운 논쟁이 일어난다. — 장혜령, 「물의 무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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