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aladin.co.kr/790598133/14847831 작년의 독서로부터 - 원폭피해 체험담인 이 소설 '여름 꽃'(출처: 테마명작관 '죽음') 중 탄 머리가 검은콩이 뒤덮은 듯하다는 묘사가 매우 생생하다.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과 더불어, 그리고 별개로, 미국이 저지른 이 끔찍한 짓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히로시마)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73605 조선인 약 14만 명이 당시 히로시마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한다.
Hiroshima Peace Memorial Park By TimMilesWright - Own work, CC0, 위키미디어커먼즈
죽음을 기억하는 방법 (임지현 - 기억전쟁)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69501&cid=59994&categoryId=59994 이 글에 오에 겐자부로의 '히로시마 노트'와 '여름 꽃'의 저자 하라 다미키가 언급된다.
일본 작가들의 산문집 '슬픈 인간'(정수윤 편역) 마지막 편: 하라 다미키, 「불의 아이」「염원의 나라」
Hiroshima Gokoku Shrine after the atomic bombing By Otis Historical Archives of “National Museum of Health & Medicine” (OTIS Archive 1) - CC BY 2.0, 위키미디어커먼즈
하라 다미키는 1951년에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강가에 웅크리고 있던 한 병사가 "따뜻한 물 좀 줘!"라고 하기에 나는 그를 부축하고 걸었다. 그 병사는 힘겹게 비틀거리며 모래 위를 걷다가 불쑥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라고 내뱉듯이 중얼거렸다. 나는 침울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이때 어리석은 자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우리를 소리 없이 하나로 이어 주고 있는 듯했다. 나는 그를 잠시 기다리게 하고 뚝 위에 있는 급수대를 쳐다보았다. 뜨거운 김이 오르는 급수대 쪽에서는 공기를 두 손으로 잡고 천천히 뜨거운 물을 마시는 검게 그을린 커다란 머리가 보였다. 그 커다랗고 기묘한 머리는 전체가 검정콩으로 뒤덮인 듯했다. 게다가 머리카락은 귀 언저리에서 일직선으로 깎여 있었다(나중에 일직선으로 머리카락이 깎인 화상 환자를 보고 나서야 그게 모자를 경계로 머리카락이 탔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뜨거운 햇살 아래 반짝거리며 펼쳐진 은빛 허무 속에 길이 있고, 강이 있고, 다리가 있다. 그리고 살갗이 벌겋게 벗겨져 부풀어 오른 시체가 군데군데 놓여 있었다. 이건 정밀하고 기교 넘치는 수법을 사용하여 실현한 새로운 지옥이 틀림없다. 이곳에서는 인간적인 모든 것이 말살되어, 설사 시체의 표정일지라도 뭔가 모형 같은 기계적인 것으로 치환되고 있는 것이다. - 하라 다미키, 여름 꽃
하라 다미키 原民喜 | 일본의 소설가, 시인, 동화작가(1905~1951). 히로시마 시에서 태어났다. 게이오기주쿠대학 영문과를 졸업했지만 처음에는 시인으로 데뷔했다.
1945년 1월에는 피난을 겸해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그곳에서 원자폭탄 폭격을 맞이했다. 피폭 후의 히로시마에 펼쳐진 참상을 그린 작품들을 발표했으며, <여름 꽃>은 그 대표작으로 꼽힌다.
히로시마 시 평화공원 안에 그의 시비가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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