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내지 마 [장르물 전성시대] https://v.daum.net/v/20210518163106261


'서사의학이란 무엇인가 - 현대 의학이 나아가야 할 공감과 연대의 이야기'의 1장 '자기 서술: 문학을 통한 관계성의 탐구' 중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에 나타나는 동일시와 거부'로부터.


The Pier (from "Never Let Me Go", Arr. for Piano & Cello)







이시구로의 소설은 평범하게 시작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독자의 눈길을 끈다. "내 이름은 캐시 H." 물론 누가 말하는지, 소설의 세계가 어디인지 알지 못하는 우리는 이 무척 건조한 시작의 표식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책을 읽어가면서 이 표현에 서술자의 이름보다 훨씬 많은 것이 담겨 있음을 깨닫게 된다.

캐시의 소개는 그 직접성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면서도 소설의 첫 문장부터 우리를 잠깐 생각하게 한다.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우리에게 말해주는 가장 친숙한 표현을 낯설게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도입부에서 이야기와 우리의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독자들은 『나를 보내지 마』에 매우 단호하게 반응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한다는 것에 놀란다.

복제인간들이 반항하거나 도망가지 않는 이유는 독자들을 혼란시키곤 한다. 이 문제는 여러 끔찍한 불평등을 정상으로 만드는 사회로 인해 괴물과 같은 세계의 문제에 저항하지 못하는 우리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복제인간들의 조용함을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처벌의 체계가 기입되어 있다. 사회통제를 위한 이 체계는 너무 광대하여 인식하기조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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