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미스터리 작년 여름호로부터. '춘추전국이야기'의 저자 공원국 작가의 글이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에 대한 부분을 옮긴다.




네버 렛미고 (Never Let Me Go) 상세정보 | 씨네21 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28298 '나를 보내지 마'는 영화화되었다.





자식을 낳을 수 없도록 선천적으로 불임으로 설계된 복제인간들은 정신적인 덕목마저 선천적으로 거세된 것일까? 이시구로가 말하는 정의란 진실 앞에 멈춰서 체념하며 바라만 보는 것일까?

그러나 독자들은 이 순간 역설적인 감동을 경험한다. 복제인간들의 나약함, 그 참을 수 없는 나약함 때문에 그들 옆에 서고 싶어진다. 우리가 그들 옆에 서지 않으면 그들은 무너질 것이다. 이시구로는 역사와 인류의 존재 이유를 영웅이 아닌 이 무기력한 인간들을 통해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독자로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좋아, 사랑하는 그들이 그런 추악한 운명의 강에 빠져 있다면 내가 나설 거야. 그들을 그렇게 만든 운명이 무엇이든, 수천 개의 머리를 단 그 괴물의 심장을 찾아내 뽑아버릴 거야.’

그렇게 나약한 작가는 무엇인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무엇이 된다는 말인가? - 공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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