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13일에 모비딕을 읽고 있었다.
사진: Unsplash의Abigail Lynn
출항한 뒤 처음으로 갑판에 바람을 쐬러 나왔던 에이해브 선장은 오래지 않아 선실로 물러가버렸다. 하지만 그날 아침 이후 그는 날마다 선원들에게 모습을 보였다. 때로는 회전축 구멍에 다리를 끼운 채 서 있기도 하고, 때로는 애용하는 고래뼈 의자에 앉아 있기도 하고, 때로는 갑판 위를 느릿느릿 걸어 다니기도 했다. 음침하던 하늘이 점차 밝아지고 상쾌해짐에 따라 그가 선실에 틀어박히는 일도 점점 줄어들었는데, 그렇다면 배가 항구를 떠난 뒤 그가 선실에 틀어박혀 있었던 것은 음산한 겨울의 황량한 바다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여 그가 선실 밖에 나와 있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더니, 마침내는 거의 온종일 밖에 나와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햇볕이 내리쬐는 갑판 위에서 무슨 말을 하건 또 어떤 행위를 하건, 아직은 그가 예비용 돛대처럼 불필요한 존재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 제28장 에이해브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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