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마르크의 장편소설 '서부전선 이상 없다'(1929) 중 제1차세계대전이 끝나는 해인 1918년의 여름에 대한 부분으로부터 발췌했다(홍성광 역, 열린책들).


서부전선 이상없다 영문판 Fair use, https://en.wikipedia.org/w/index.php?curid=19508662


[네이버 지식백과] 서부전선 이상없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2007. 1. 15., 피터 박스올)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876601&cid=60621&categoryId=60621





1918년 여름 ─ 굳게 입을 다물고 전선으로 떠나는 순간보다 더 견딜 수 없는 때는 없었다. 휴전과 평화에 관한 거칠고 자극적인 풍문이 떠돈다. 그러한 소문은 우리의 마음을 혼란시키고, 이전보다 전방으로 가는 것을 더 힘들게 한다!

1918년 여름 ─ 파리한 얼굴들이 진창에 나뒹굴고, 양손은 경련을 일으킨 채 꼭 쥐고 있는 포화의 순간보다 이전 생활이 더 쓰라리고 참혹한 적이 없었다. 아니야! 아니야, 지금은 아직 아니야! 최후의 순간이나 지금은 아직 아니야!

1918년 여름 ─ 불타 버린 전쟁터 위로 부는 희망의 바람, 초조함과 실망의 미칠 것 같은 열병, 두렵기 짝이 없는 죽음의 공포, 이해할 수 없는 물음. 왜? 왜 전쟁이 끝나지 않는가? 그런데 왜 끝난다는 소문이 솔솔 나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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