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연의 모든 것 - 플레이DB http://www.playdb.co.kr/playdb/PlaydbDetail.asp?sReqPlayNo=43984 욘 포세의 '어느 여름날' 국내 공연(2013) https://v.daum.net/v/20130121110612936 '어느 여름날' 리뷰가 포함된 기사.









이제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된 한 여자는 젊은 시절 어느 가을날 보트를 타고 피오르드 바다로 나가 사라진 남편을 회상한다. <어느 여름날>은 이 중년 여자의 과거에 대한 기억과 회상으로 이루어져 있을 뿐, 특별한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사건이라 한다면 중년 여자가 회상 속에 현재화하는, 남편 어슬레(Asle)가 사라진 일일 뿐이다. 중년 여자는 어슬레를 회상하는 가운데 조용히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누구나 인생의 흐름에서 느끼게 되는 알 수 없는 불안, 외로움 같은 것이기도 하며 사랑하는 부부 사이에도 존재하는 어쩔 수 없는 간극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인정 같은 것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너무도 평범한 이야기지만 그 평범함이 때론 절절하게 가슴 깊이 들어올 때가 있다. 이는 그 이야기가 불현듯 내 존재의 본질에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중년 여자의 정서를 지배하는 것은 알 수 없는 어둠 같은 것이다. 그녀는 그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그것을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어둠을 자신과 동일시한다.

또한 그녀는 이를 넘어 어둠 자체를 "밝게 빛나는 어둠"으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의 내적 고통을 비워 냄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모습을 인정한다. 비움으로써 그녀는 더 이상 불안하지 않았고 "텅 빈 커다란 고요" 안에 자리한다. 현재의 삶은 과거와 함께 존재한다는 것,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가득한 것이 삶이라는 것, 그래서 삶은 때로 죽음과 같은 어둠, 불안, 공허함과 외로움으로 가득 찰 수 있지만 그것을 비워 내는 과정이 삶이라는 것, 이것이 포세가 바라보는 삶의 본질이다. -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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