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이가 들어 중년이 된 한 여자는 젊은 시절 어느 가을날 보트를 타고 피오르드 바다로 나가 사라진 남편을 회상한다. <어느 여름날>은 이 중년 여자의 과거에 대한 기억과 회상으로 이루어져 있을 뿐, 특별한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사건이라 한다면 중년 여자가 회상 속에 현재화하는, 남편 어슬레(Asle)가 사라진 일일 뿐이다. 중년 여자는 어슬레를 회상하는 가운데 조용히 자신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누구나 인생의 흐름에서 느끼게 되는 알 수 없는 불안, 외로움 같은 것이기도 하며 사랑하는 부부 사이에도 존재하는 어쩔 수 없는 간극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인정 같은 것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너무도 평범한 이야기지만 그 평범함이 때론 절절하게 가슴 깊이 들어올 때가 있다. 이는 그 이야기가 불현듯 내 존재의 본질에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