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여선 소설집 '각각의 계절'(2023) 수록작이자 2021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기억의 왈츠'에 김민기의 노래가 아래와 같이 나온다. 이 단편은 '여덟 편의 안부 인사'(2021) 발표작이다. *차돌 이내몸 - 김민기 / 가사집 https://gasazip.com/69184

차돌로 만든 조형물이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jumyoung youn님의 이미지







그때 놀랍게도 경서가 낮은 소리로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으로 차돌멩이로

슬픈 노래 부르지 마라

나도 어느새 경서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심지어 그가 가사를 모르는 부분에선 혼자 부르기도 했다. 노래가 3절까지 완벽하게 끝났을 때 구선배가 뭐 이런 빌어먹을 노래를 끝까지 다 부르고 난리냐며 술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다. 승희가 좋아요, 하고 일어났다. 경서도 좋죠, 하고 일어나더니, 같이 가도 되는지 빠져줘야 하는지 몰라 멀뚱멀뚱 앉아 있는 내게 기묘한 손짓을 했다. 다리가 불편한 숙녀에게 춤이라도 권하는 듯한, 우아하고 장난스런 초대의 손짓을.

요즘도 나는 젊은 날 도대체 왜 이런 노래들만 부르고 살았을까 싶은, 그러나 하도 불러 아직도 가사를 완벽하게 외우고 있는 노래들을 이따금 불러보곤 한다. 내 머릿속으로 차돌멩이로 슬픈 노래 부르지 마라…… 한 사람이 죽으려고 태어난 것 같다 산산이 부서져라…… - 기억의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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