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로 발간된 보부아르의 '연애편지 - 보부아르와 넬슨 올그런의 사랑'(이정순 역)을 읽기 시작했다. 흠, 그런데 보부아르의 편지 속 어조가, 연인이 된 후에도 너무 깍듯하여 좀 거슬린다.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 두 사람의 서신교환은 1947년부터 1964년까지 이어진다 - 보부아르는 편지에서 자신을 '저'라고 지칭한다. '제2의 성'으로서의 여성적 말투로 다가오는 건 과민반응일까. 수신인인 미국인 작가 올그런은 보부아르보다 한 살 아래. 말이 아니라 글이긴 해도 격의 없이 대화하는 느낌을 내심 기대했나 보다.
'1947년 5월 21일 수요일' 편지에 보부아르는 카프카의 일기를 읽고 있다고 밝히는데, 상대방의 서신은 수록되어 있지 않아서 그가 어떻게 답했는지는 알 수 없다.
Diary, 1976 - 1976 - Hedda Sterne - WikiArt.org
저는 지금 카프카의 일기를 읽고 있어요. 그의 나머지 작품도 모두 알고, 그를 아주 좋아한답니다. 그의 작품이 영어로 번역됐다고 보는데, 카프카를 아시나요? - 194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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