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Life, 1934 - Yiannis Moralis - WikiArt.org
'옮긴이의 말'에 올해 백수린 작가가 번역한 신간 '둘도 없는 사이'가 언급된다.
이 소설은 2차 대전 독일 점령하에서 레지스탕스 운동을 했으며, 대부분 좌파였던 당시 프랑스 지식인들이 격변하는 전후의 상황에서 겪는 갈등과 환멸을 구체적으로 잘 보여준다.
『레 망다렝』이 출판되었을 때, 프랑스 독자들은 당시 연예인과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던 철학가, 작가들의 모습을 소설에서 발견하고 더욱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한편, 소설의 제목인 ‘레 망다렝’은 원래 중국의 관료들을 가리키는 단어인데, 특권층 지식인들을 폄하하여 칭하는 표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 책은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평화를 위하며 계급 없는 세상을 꿈꾸는 주인공들은 대의에 반하는 행동을 하기도 하며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모습도 있다. 이런 특징은 이 소설이 참여 문학 계열의 소설이 보여주는 단순한 선악구도에서 벗어나 참여를 더욱 현대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내 남자들에게 모욕을 당하면서도 그저 참고 견디고 있는 『레 망다렝』의 여자 주인공들은 페미니스트 작가들의 당당한 여주인공들의 모습에 익숙해진 독자들을 당혹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출판되었던 당시에도 여주인공들의 묘사에 대해 불만이 제기되었는데, 이에 대해 보부아르는 자신의 주위에 있는 여성들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보부아르는 프랑스의 가부장적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 여성들을 소설에서 제시함으로써, 1944년에야 처음으로 여성이 투표권을 갖게 된 프랑스 사회의 문제점을 폭로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레 망다렝』은 출판되자마자 호평과 악평을 동시에 받은 소설로 유명하다. 폄하적인 의미에서 ‘전형적인 여성 소설’이라는 악평을 받기도 했으며, ‘다음 세대가 이 소설을 통해 인류가 과거에 했던 일과 할 수도 있었던 일을 배우게 될 것’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는 66년간 간직되어 왔던 보부아르의 미출간 작품인 『Les Inséparables(‘영원한 동반자들’ 정도로 해석)』이 2020년 10월에 출판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부아르와 21살에 사망한 단짝 친구 자자Zaza와의 우정 이야기인데, 너무 사적인 이야기라서 작가가 생전에는 출판을 꺼렸던 작품이 이제야 빛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 옮긴이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