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진의 어떤 메모 / 벌레 이야기,이청준 지음]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589999.html
권여선의 '사슴벌레식 문답'을 읽고 제목의 벌레 때문에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가 떠올랐다. 오래 전 영화 '밀양'을 본 후 도서관에서 원작이라는 이 소설을 읽었더랬다. 웹검색을 하니 전문이 발견되어 다시 읽고 여기서 멈추지 못해 '병신과 머저리'로 나아갔다. 이 작품도 영화가 있다고 한다. https://v.daum.net/v/20090206022715441 김수용 감독 '시발점' - 배우 신성일이 형, 이순재가 동생을 연기했다. 실제로는 이순재가 두 살 위.
이청준, 병신과 머저리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v101ha130a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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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을 언제나 그렇게 만든 것은 선생님이 지니고 계신 이상한 환부(患部)였을 것입니다. 내일 저와 식을 올릴 분은 선생님의 형님되시는 분을 6.25전쟁의 전상자라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저는 그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지만 요즘의 병원 일과 소설을 쓰신다는 일, 술 (놀라시겠지만 그 분은 선생님의 형님과 친구랍니다)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는 어느 정도 납득이 갔어요. 그렇지만 정말로 저는 선생님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어요. 6.25의 전상이 자취를 감췄다고 생각하면 오해라고, 선생님의 형님은 아직도 그 상처를 앓고 있다고 하시는 그 분의 말을 듣고 저는 선생님을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이유를 알 수 없는 환부를 지닌, 어쩌면 처음부터 환부다운 환부가 없는 선생님은 도대체 무슨 환자일까고요. 더욱이 그 증상은 더 심한 것 같았어요. 그 환부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그것이 무슨 병인지조차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선생님의 증상은 더욱더 무겁고 위험해 보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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