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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혜련의 설부 https://www.etoday.co.kr/news/view/1440667
그런 낮의 풍경이 스며들다 밤이 되면 기오성과 나는 대청마루를 사이에 두고 문자를 주고받기도 했다. 제법 큰 물푸레나무 머릿장이 있고, 이 집안 누군가가 쓴 사혜련의 「설부雪賦」 족자가 걸려 있는 그곳이 우리의 간격이었다. - 김금희,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지금 나는 일상에서나 글에서나 우리라는 말을 자주 쓰는 사람이고, 심지어 그것은 내게 있었던 어떤 일이나, 감정을 떠올릴 때에도 그렇다. 그것을 내가 아니라 ‘우리의‘라고 고쳐부를 때야 비로소 피어오르는 당신들에 관한 무수한 기억들.
그렇게 내 것만이 아니라고 할 때야 손에 닿던 ‘진실‘이라는 흔한 말. 이 소설은 그런 내 부족함을 통과해 완성되었다. 집을 찾을 수 없어 우는 마음을 떠올렸던 과거의 장면들은 그렇게 내가 눈을 다 감고 나서야 소설에 알맞은 자리로 안착했다. - 작가노트 | 나 좋은 사람 아닌데요 (김금희)
낮시간 노동의 공간인 "사랑채"와 밤시간의 휴식과 내면적 성찰의 공간인 "안채"의 대립적 공간 구조도 주목할 만하지만 같은 "안채"에서 "생활"하는 두 젊은이의 내면에 자신도 모르게 일어날 수 있는 친화력을 제어하는 동시에 그만큼 더 촉발 자극할 수 있는 "간격"으로 기능하며 가로놓인 "대청마루"에 고풍스러운 "물푸레나무 머릿장"을 배치하고 "이 집안 누군가가 쓴 사혜련의 「설부雪賦」 족자"를 걸어놓은 발생학적 인테리어 설계는 특히 음미할 만한 대목이다. - 리뷰 | 사랑의 발생학(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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