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어버이날 신여성 김일엽 - 일엽스님의 '청춘을 불사르고'를 읽고 있었다. 내가 읽은 본은 범우사판. 그때 발췌한 대목으로부터 가져온다. 김일엽에게는 자식이 있었다. 


일당스님을 기리며 https://www.segye.com/newsView/20141230003611?OutUrl=daum 김일엽의 아들 화가 김태신은 출가하여 일당 스님이 되었다. 



몇 해 전에 내가 좋아하던 사람에게 사생아가 있다는 말을 듣고, 보지 못한 그 어린것이 어쩐지 그리운 듯이 생각되어 길에서 그만 나이의 아이들을 보면 "그 아이도 조만할까, 고만할까?"하고 생각해본 일이 있지만, 그 애인의 기억조차 사라진 오늘에 그의 사생아가 지금 내 꿈길에 나타날 리도 없겠고.

나이가 남의 어머니 될 때가 지났으니 잠재의식적 모성애가 발로된 것일까.

비록 꿈이라 할지라도 그렇게도 안타깝게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고 그렇게도 나의 전정신을 사로잡는 그 아이는 과연 나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내 태에 생겨서 내 품에서 길러질 인연이 있는 어린 것이 무슨 장해로 내게 태어나지를 못하여 애처롭게도 꿈길로만 방황하고 있는 것인가? - 꿈길로만 오는 어린이(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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