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래 글은 강석기의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에 언급된 단편 '코리'(앨리스 먼로)에 관한 내용이다. 그런데 코리가 릴리언에게 건넨 것은 수표가 아니라 현찰이다. 그리고 옮기지 않은 반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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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 <사이언스>에 소설을 읽으면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났다.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2013년 10월 3일 온라인에 공개된 논문으로 ‘문학소설을 읽으면 마음의 이론이 향상된다Reading Literary Fiction Improves Theory of Mind’라는 제목이다.
문학소설을 읽으면 타인에 공감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최근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에는 앨리스 먼로의 단편 「Corrie」가 텍스트 가운데 하나로 쓰였다. 「코리」는 2012년 출간된 단편집 『디어 라이프』에 수록돼 있다.
부유한 사업가 칼턴 씨의 무남독녀인 코리는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다소 억세게 생긴 26세 처녀로 아버지와 둘이 시골 저택에 살고 있다. 오지랖이 넓은 칼턴 씨는 성공회 신자도 아니면서 동네 명소인 성공회 교회를 자비를 들여 보수하는데, 젊은 건축가 하워드 리치가 공사를 맡았다.
하워드는 칼턴 씨의 집에 드나들게 되고 유부남이었지만 마음이 통하는 코리와 관계를 갖게 된다. 수년이 지나 칼턴 씨는 사망했고 혼자 남은 코리는 소일거리삼아 동네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하워드는 자신의 사무실로 둘의 관계를 언급한 편지가 왔다며 코리를 찾아온다. 예전에 코리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던 릴리언 울프라는 여성이 보낸 것이다. 결국은 그녀에게 매년 두 차례씩 돈을 건네기로 한다. 코리가 하워드에게 수표를 주면 하워드가 릴리언의 사서함에 넣는 방식이다. 그 뒤 더 이상 협박편지는 오지 않았다.
이렇게 십수 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코리는 우연히 릴리언의 사망소식을 듣는다. 장례식 날 도서관 근무를 핑계로 참석하지 않기로 한 코리는 결국 참지 못하고 장례식이 열린 교회로 간다. 그런데 한 여성이 그녀를 알아보고 왜 이제야 왔냐며 반긴다. 그녀는 릴리언에 대해 아주 좋게 말하는데다 생전에 릴리언에게서 코리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이야기한다.
"릴리언이 죽었어, 어제 묻혔어."곧 답장이 왔다. 역시 한 줄이다."이제 다 잘됐군, 기뻐. 곧 만나." - 누군가에게 공감하고 싶다면 앨리스 먼로의 단편을 읽으세요 (PART 9. 문학/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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