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제전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0b0393a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다니엘 바렌보임이 피아노로 연주하는 '봄의 제전'(스트라빈스키) 




후아니타는 딸을 곧잘 탈카우아노 거리 1257번지에 있는 에르네스토 로젠탈의 집에 데려가곤 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대부호 유대인 로젠탈은 한때 바이올리니스트였고 금요일 저녁마다 자기 집에서 음악 살롱을 열었다.

마르타는 자기가 연주할 차례가 되자 그 상황을 피하려고 탁자 밑에 숨었다. 마르타보다 겨우 몇 개월 늦게 태어난 다니엘 바렌보임이 그녀를 끌어냈다. 장차 당대 최고의 음악가 중 한 명이 될 이 신동은 마르타와 달리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기를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다니엘은 부모가 모두 피아노 선생이었기 때문에 그의 집에는 하루 종일 제자들이 연달아 찾아왔다.

음악은 그에게 더없이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아버지와 연탄곡을 치거나 집안끼리 다 아는 친구들과 소나타를 치는 것이 다니엘에겐 기분 전환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즐겼다. 반면, 어린 마르타는 음악을 열정적으로 사랑하긴 했지만 어머니의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마르타는 청중 앞에서 연주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한번은 연주회를 앞두고 압지를 축축하게 적셔서 신발 바닥에 깔아두기도 했다. 덜컥 병이라도 나서 그 고생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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