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까레니나 - 상'(레프똘스또이 지음, 이명현 옮김)으로부터. 스쩨빤 아르까지치(스찌바)는 안나의 오빠. 


볼쇼이 극장 - 사진: UnsplashDmitry Ant 


볼쇼이 극장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0b0312a






스쩨빤 아르까지치는 오호뜨니 랴뜨*로 가서 만찬용 생선과 아스파라거스를 손수 골랐고, 12시에는 이미 뒤소 호텔에 당도해 있었다. 거기서 그는 세 사람을 만나야 했는데, 운 좋게도 셋이 모두 같은 호텔에 투숙하고 있던 터였다. 얼마 전에 외국 여행에서 돌아와 여기에 묵고 있는 레빈, 고위직에 막 임관하여 모스끄바 감찰을 나온 신임 상관, 그리고 반드시 만찬에 데리고 가야 하는 매제 까레닌이 바로 그들이었다. *끄레믈과 붉은 광장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모스끄바의 중심가. 주요 정부 청사들이 위치하고 있으며 볼쇼이 극장이 그 근방에 있다.

스쩨빤 아르까지치는 만찬을 즐겼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음식과 음료, 그리고 손님들을 엄선하여 소규모로 연회를 베푸는 일이 좋았다. 오늘의 구성이 그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우선 음식과 음료로는 살아 있는 민물 농어와 아스파라거스, 그리고 la pièce de résistance(메인 메뉴)로 근사하면서도 단순한 로스트비프와 그것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포도주들이 나올 예정이었다. 손님으로는 키티와 레빈이 올 텐데, 그들의 만남이 눈에 띄지 않도록 사촌 누이와 셰르바쯔끼 일가의 젊은 친구도 불렀고, la pièce de résistance(메인 메뉴)로 세르게이 꼬즈니셰프와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 까레닌이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 세르게이 이바노비치 꼬즈니셰프는 모스끄바에서 온 철학자,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는 뻬쩨르부르끄에서 온 실무가였다. 여기에 추가로 이름난 괴짜이자 열성분자이며, 자유주의자, 수다쟁이, 음악가, 역사가인, 쉰 살짜리 귀여운 청년 뻬스쪼프를 부를 생각이었다. 꼬즈니셰프와 까레닌에게는 양념이나 곁들인 음식 같은 존재로서 그들의 활기를 북돋아 주거나 싸움을 부추길 인물이었다. - 제4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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