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이효석문학상 대상은 장은진의 '외진 곳'이 받았다. 아래 옮긴 글은 작가 인터뷰와 작품론이 출처.


[장은진 '외진 곳' 生의 나이테에 새겨진 빈곤의 무늬] https://v.daum.net/v/20190728171202866

사진: UnsplashAnnie Spratt


이 단편은 저자의 세 번째 소설집 '당신의 외진 곳' 첫 수록작이다.

이번 소설은 ‘네모집’이라 불리는 구옥舊屋으로 이사한 두 자매가 소외의 처소에서 소외의 처지를 가만히 응시하는 작품으로 읽었어요. 왜 제목이 ‘외진 곳’이었을까요. 또 네모집을 떠올린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웨스 앤더슨 감독의 2014년작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보다가 자막에서 본 ‘외진 곳’이라는 문구를 봤는데 참으로 생경한 감정이었어요. 평범한 단어라도 전혀 다르게 달리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요. ‘외진 곳’이란 단어에 중학교 시절 살던 집을 떠올렸어요. 네모집과 구조가 비슷했거든요. 소설에선 아홉 가구로 나오지만 제가 살았던 집은 여섯 가구였어요. 배경만 경험에서 가져왔을 뿐이지 소설 내용은 허구입니다. 소재를 삶에서 찾는 편이 아니라 자전소설은 쓰지 않거든요. 사람에 따라 판단은 다르겠지만, 자전소설은 자기 살 파먹고 사는 것 같아서 기피해왔어요. 삶에서 가져온 부분은 네모집의 구조뿐이에요. - 대상 수상작가 인터뷰 생의 거대한 나이테에 새겨진 빈곤의 무늬|김유태

〈외진 곳〉의 서술자는 더 이상 네모집의 생활양식을 비관하지 않는다. 이것이 삶의 조건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섣불리 이곳을 떠나지 않으며, 실패와 좌절과 절망을 "감내"한다.

이곳은 지옥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장소이므로. 외진 곳을 향하는 말의 희망은 그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 작품론 지옥의 한가운데서, 지옥 아닌 것을 구별하기 | 이지훈

장은진의 〈외진 곳〉은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공간’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집요하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 ‘외진 곳’의 삶에도 미묘하면서도 비극적인 ‘차이’가 있는데, 그 차이가 언니와 동생의 삶으로 드러난다. 언니는 일자리를 잃게 된 상황이지만 자신의 처지를 조용히 수용하려 하고, 동생은 일자리를 잃었지만 더 밝고 적극적인 태도로 외국으로 나가기로 결정한다.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차이로 ‘외진 곳’의 삶도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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