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안에서 시들어가는 레몬으로 뱅쇼를 만들려고 와인을 사 왔으나 귀찮아 레몬을 그냥 썰어 뜨거운 물에 넣어 마신다. 


노천명의 시 '나에게 레몬을'은 유고시집 '사슴의 노래'(1958) 수록작.


[네이버 지식백과] 사슴의 노래 (국어국문학자료사전, 1998., 이응백, 김원경, 김선풍)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92356&cid=60533&categoryId=60533

사진: UnsplashJinomono Media


세계 여성 시인선 '슬픔에게 언어를 주자'의 노천명 편에도 이 시가 실려 있다.



하루는 또 하루를 삼키고
내일로 내일로
내가 걸어가는 게 아니오, 밀려가오.

구정물을 먹었다, 토했다.
허우적댐은 익사를 하기가 억울해서요.

악惡이 양귀비꽃마냥 피어오르는 마음
저마다 모종을 못 내서 하는 판에

자식을 나무랄 게 못 되오.
울타리 안에서 기를 수는 없지 않소?

말도 안 나오고
눈 감아버리고 싶은 날이 있고

꿈 대신 무서운 심판이 어른거리는데
좋은 말 해줄 친척도 안 보이고!

할머니 내게 레몬을 좀 주시지
없음 향취 있는 아무 거고
곧 질식하게 생겼소.

노천명 - 나에게 레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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