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 연작소설 '마법사가 잃어버린 모자'(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를 계속 읽는다. 무민들은 현재 6월.


오늘 오후에 비를 피할 겸 잠시 머무른 동네 카페의 디카페인 카페라테.


아, 막 잠에서 깬 무민이 되어 태양이 뜰 때 맑은 초록빛 파도 속에서 춤추듯 물놀이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간밤은 이미 지나갔고, 기나긴 유월의 새로운 하루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모두 쇠돌고래처럼 물결을 가르며 멀리 헤엄쳐 나아가다가 스니프가 들어가서 놀고 있는 바닷가 물웅덩이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스너프킨은 바다 위에 둥둥 뜬 채 누워 파랗고 투명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점점 더 멀리 밀려갔다.

그사이 무민마마는 바위 틈새에서 커피를 끓이면서 햇볕을 피해 바닷가 축축한 모래에 파묻어 놓았던 버터 통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허탕을 치고 말았는데, 폭풍이 버터 통을 가져가 버렸기 때문이었다.

무민마마가 안타까워했다.

"애들 샌드위치에 뭘 발라 주나?"

무민파파가 말했다.

"대신 폭풍이 다른 어떤 걸 가져왔는지 찾아봅시다. 커피를 마시고 나서 바닷가를 따라 걸으며 바다가 뭍에 뭘 던져 줬는지 살펴보자고요!"

그리고 모두 그렇게 했다.

무민마마가 생각했다.

‘잠깐 쉬어야지.’

그러나 이윽고 무민마마는 따스한 모래밭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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