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클래식 코리아 '위대한 개츠비' 수록작인 피츠제럴드의 산문 '무너져 내리다'(1936)를 읽는다. 세 부분으로 구성된 이 에세이는 잡지연재글이었다(세 번에 걸쳐 연재했던 모양이다). 아래 발췌글은 이 글의 첫 편 '균열'이 출처.


다른 역본으로, '무너져 내리다'(김보영 역)의 표제작. [‘무너져 내리다’에서 피츠제럴드는 자신이 겪었던 좌절을 이야기합니다. 피츠제럴드는 자아가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자아를 잃어버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즐거운 사람이 자기가 얼마나 즐거운지를 말할 때와는 달리 인생을 겨우 살아가는 사람이 어째서 힘겨운지를 말할 때에는 이렇듯 모든 문장의 관절이 꺾이고 맙니다.] 출처:'무너져 내리다' 책소개


그리고 '망가지다'란 제목으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엮은 ‘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에 실려 있다.


사진: UnsplashKier in Sight Archives







첫 번째 종류의 붕괴는 순식간에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두 번째 종류는 우리가 거의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지만 깨달음은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온다.

나는 열심히 살고 있기도 했지만 늘 "마흔아홉까지는 괜찮을 거야."라고 말하곤 했다. "그것만은 확실해. 나처럼 살아온 사람한테 그 이상을 기대하면 안 되지."

─그런데 마흔아홉 살이 되기 십 년 전에, 나는 문득 내가 이미 망가져 있었음을 깨달았다.

인생에는 다양한 종류의 공격이 존재한다는 나의 이론으로 돌아가 보면, 자신이 이미 망가져 있다는 깨달음은 외부의 충격과 동시에 나타나지 않고 일정 기간의 유예 후에 찾아온다.

나는 갑자기 내가 혼자가 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강하게 직감했다.

이제 나는 절대적인 고독을 원했으므로 나 자신을 일상적인 관심사로부터 격리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모든 것이 다소 비인간적이고 뭔가 결핍된 것 같지 않은가? 뭐, 얘들아, 그거야말로 균열의 진정한 징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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