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 지음) 3부 '군사주의와 남성성'을 여는 '알 포인트의 근대성과 남성성 비판'이 아래 글의 출처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알포인트 [R-Point]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312387&cid=40942&categoryId=33093
알 포인트(R point)는 로미오 포인트(Romeo point)의 약칭으로, 베트남의 호찌민 시(市)에서 서남부 방향으로 150킬로미터 떨어진 캄보디아 접경에 있는 섬이다. 식민 지배 시절 프랑스 군이 휴양지와 군 병원을 설립했던 곳이며, 1949년 프랑스 군 소대원 12명이 호찌민 세력의 게릴라 군과 교전 중 이유 없이 실종된 적이 있다. 1972년에도 한국의 맹호부대 소속 소대원 9명이 실종되었는데, 6개월간 사단 본부로 구조 요청 무전이 왔다고 한다. 이곳은 베트남전 이전 중국 군이 베트남 사람들을 학살한 현장이기도 하다. 영화의 내용은 6개월 전 알 포인트에서 실종된 한국인 동료의 흔적(시체, 군표……)을 수색할 것을 명령받은 병사들의 이야기다.
이 영화는 한국 근현대사를 지배해 왔던 제국주의 ‘희생자로서 한국’이라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베트남에 대한 가해자와 미국에 의한 희생자라는 이중 정체성에서 배태되는 한국 남성의 자기 성찰성의 진동과 진통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김소영,"남자들의 한이 출몰한다",〈씨네 21〉467호(2004년 8월 24일).
이 영화는 기존의 ‘한국적’ 남성 문화에서처럼, 전쟁, 군대, 폭력과 같은 남성 트라우마(trauma)를 여성과 같은 사회적 타자에게 전가, 투사하거나 자기 연민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전장에서 적과 나의 경계가 붕괴되는 공포, 정복되지 않는 타자(‘베트남인’, ‘여성’……) 등 남성 주체의 모순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성찰적이고 용기 있는 텍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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