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에 관한 책을 찾다가 발견한 '호퍼의 빛과 바흐의 사막'(김희경)으로부터.
Jo Painting, 1936 - Edward Hopper - WikiArt.org
조세핀 호퍼 https://en.wikipedia.org/wiki/Josephine_Hopper
호퍼의 예술가로서의 여정은 41살 결혼 이후 급변하게 됩니다.
〈아침의 해〉 등 그의 작품엔 여성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중 대부분이 아내 조세핀 버스틸 니비슨입니다. 조세핀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화가였습니다. 그래서 호퍼의 그림 세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 줬습니다. 직접 모델이 되어주기도 하고, 그의 전시도 적극 도왔습니다.
아내의 도움으로 두 번째 개인전에서 호퍼는 모든 작품을 판매했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자신에게도 길이 열리는 것을 확인한 그는 마침내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 화가가 됐죠.
하지만 이들의 관계를 ‘다정한 부부’라고 표현하긴 어렵습니다. 호퍼는 깐깐하고 고집이 센 성격을 갖고 있었습니다. 반면 조세핀은 밝고 활동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너무 다른 성격 탓에 때론 심각할 정도로 격정적인 부부 싸움을 했다고도 전해집니다.
심지어 호퍼는 아내가 화가로서 활동하는 것도 통제했습니다. 자신의 내조에 더욱 집중할 것을 원했죠.
그 뜻에 따라 조세핀은 결국 호퍼의 모델이자 매니저이자 조력자로 남게 됐습니다. 조세핀이 호퍼처럼 뛰어난 화가가 될 수 있는 기회조차 갖기 어려웠단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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