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22.3.4'의 백수린 인터뷰로부터. 백수린 작가는 데버라 리비의 '살림 비용'에 후기란 형식으로 글을 실었다. 강아지 봉봉이와 함께 단독주택에서 살던 백수린은 봉봉이가 떠난 후 그 집에서 살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Towards Home, 1981 - Maria Bozoky - WikiArt.org


허름한 산동네의 낡고 작은 단독 주택에서 살기 시작했을 때는 주변으로부터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의 걱정은 대부분 내가 여자라는 사실과 관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단독 주택에 살아보고 싶었고, 여자라는 이유로 마음에 품은 걸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관리인이 따로 있는 공동 주택보다 불편한 점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언젠가는 떠날 것이 분명하지만, 나는 이 집을 무척 좋아한다. ― 데버라 리비, 『살림 비용』(이예원 옮김, 플레이타임, 2021) ‘후기’ 중에서

백 지금은 살고 있진 않아요. 개인적인 일이 좀 생겨서. 책상과 책은 거기에 대부분 그대로 있어서 왔다 갔다 하고 있어요.

김 단독 주택에 혼자 산다는 게 어떤 건지 궁금했어요. 무섭지 않을까, 외롭지 않을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백 계속 혼자 살았던 건 아니에요. 강아지가 줄곧 함께 살기도 했고요. 아무튼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어요. 왜냐하면 저는 단독 주택에서 살았던 경험이 없거든요. 아주 어릴 때를 제외하고는요.

백 그래서 그 집에서 계속 살 수가 없어졌어요. 아까 말한 사정이 이것인데요. 밤이 되면 너무 슬프고 무서워지더라고요. 마지막에 봉봉이가 너무 아파했던 게 자꾸 떠올라서. 그래서 밤이 되기 전에 나가곤 해요.

백 빈집에 혼자 들어갈 수가 없어서 추운데 문밖에 몇 시간씩 서 있게 되더라고요. 밤에 눈을 뜨면 마지막 순간이라든지 그런 게 계속 떠오르고……. 그래서 있을 수가 없어요. - 백수린+김유진 어느 여행자의 사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