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화된 '빌리 버드' 포스터 1962 By Reynold Brown

강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읽는다는 것의 무게감이 커지는 것 같죠.
임 네, 맞아요. 그 무게감을 제대로 실감하기 시작한 것은 허먼 멜빌의 「선원, 빌리 버드」라는 단편을 읽을 때였어요. 그 소설에서 빌리 버드가 선인으로 나오거든요. 악인으로는 클레거트라는 인물이 나오고요. 이 소설의 결말은 빌리 버드에게 클레거트가 맞아서 죽고, 빌리 버드는 재판을 받아서 죽어요. 소설의 화자는 빌리 버드를 처음부터 교묘하게 옹호하는 시선을 갖고 이야기를 전개시키고요. 화자의 목소리에 동일시되어서 이 이야기를 따라간 독자들은 빌리 버드를 당연히 선인으로만 인식하게 되고요. 만약 화자가 클레거트를 옹호했더라면 클레거트를 선인으로 인식하면서 이 이야기를 소화했을 거고, 선인과 악인이 뒤바뀌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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