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로'(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숙자 옮김)에서 램지 부인이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준 후 남편과 나눈 대화의 일부.

Island and flower garland, 1969 - Giorgio de Chirico - WikiArt.org






 


여기서 마치 아내가 홀로 즐기던 그 고독과, 그 초연함과, 그 거리감을 깨뜨리는 것 같아 그의 마음이 불편했다. 그런데 그녀가 재촉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으세요? 등대에 가려고 한 문제와 "제기랄" 하고 투덜댄 것에 대해 사과하려고 하나 보다 생각한 그녀가 물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한 당신이 보기 싫었어. 그가 말했다. 그냥 공상 좀 했을 뿐이에요. 얼굴을 약간 붉히면서 그녀가 변명했다. 마치 계속 걸어가야 할지 아니면 되돌아가야 할지 몰라 허둥대는 사람들처럼 그들은 마음이 불편했다. 제임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랬다, 그들은 그런 말을 나눌 수 없었고, 그런 말을 할 수도 없었다.

"불쌍하고 작은 섬." 그가 한숨을 푹 쉬면서 중얼거렸다.

사실, 완벽하게 아름다운 저녁이잖아요. 이런 식의 말장난에 짜증이 난 그녀가 말했다. 도대체 뭐가 불만이세요? 남편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혹시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좀 더 좋은 책들을 썼을 텐데 하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던 그녀가 반은 투정하듯 반은 웃듯 물었다.

불평하는 게 아냐. 그가 말했다. 불평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아요. 당신이 불평할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알아요. 그녀가 말했다. - 1부 창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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