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 부인은 그림 동화 '어부와 아내'를 다 읽었다. 그리고 아이는 등대에 가고 싶다.


The Fisherman and His Wife Illustration By Otto Ubbelohde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책을 덮은 그녀는 마치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처럼 제임스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그래서 어부와 어부의 아내는 지금까지 조용히 살고 있답니다" 하고 마지막 문장을 읽어주었다.

"자, 이게 끝이야." 그녀가 말했다. 이야기에 대한 흥미가 사라진 제임스의 눈빛에 다른 무엇이 들어선 것을 그녀는 보았다. 불빛에서 반사된 창백한 것을 응시하던 아이가 그게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놀라는 눈치였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만을 쳐다보니 파도 위를 가로질러 규칙적으로 처음 두 번은 빠르게, 나중 한 번은 느리고도 꾸준하게 비추는 등대의 불빛이 있었다. 등대에 불이 켜진 거였다.

조금 뒤에 아이가 "등대에 갈 건가요?" 하고 물어올 것이다. 그러면 그녀는 "아니. 내일은 아니야. 아버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라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밀드레드가 아이들을 데리러 왔기 때문에 부산을 떠느라 그런 순간을 면했다. 하지만 밀드레드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면서도 계속 어깨 너머로 뒤돌아보는 제임스를 본 그녀는 제임스가 내일은 등대로 못 가나 보다 하고 생각할 거라고 확신했고, 이 순간을 제임스가 한평생 기억할 거라고 생각했다. - 1부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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