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로'(버지니아 울프)의 램지 부인은 계속 '어부와 어부의 아내'를 읽는 중이다. 

Sewing Fisherman's Wife, 1890 - Anna Ancher - WikiArt.org


Fisherman Kræn Wollesen Mending the Net, 1886 - Anna Ancher - WikiArt.org






본능적으로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느낌과, 자신이 보잘것없다는 생각과, 아무리 잘한다 해도 인간 관계란 것이 너무나 틈이 많고 너무나 비열하고 너무나 자기 본위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초라하고 시든, 그래서 더는 눈도 초롱초롱 빛날 것 같지 않은(그녀의 두 볼은 움푹 꺼지고 머리는 하얗게 변했다) 자신의 모습을 의식한 그녀는 차라리 동화책 《어부와 어부의 아내》이야기에 마음을 쏟아 막내아들 제임스의 예민한 성격이나(제임스가 아이들 중에서 가장 예민했다) 달래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부의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그녀가 큰 소리로 읽었다. "그래서 가고 싶지 않았어요. 어부는 혼자 중얼거렸어요. ‘이건 옳지 않아.’ 하지만 어부는 갔어요. 바다에 도착했을 때 물은 보라색을 띤 검푸른 흰색으로 더는 녹색과 노란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물결은 여전히 잔잔했어요. 어부는 거기에 서서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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