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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미국으로 망명한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 여성 작가 비키 바움의 단편 '크리스마스 잉어'를 읽었다. 역자(박광자)해설로부터 일부 옮긴다(줄거리와 결말이 나온다). 망명 이후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쓴 소설이라고 한다.
비키 바움의 본명은 헤드비히 바움으로 1888년에 오스트리아 빈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출생했다.
1935년에 나치 독일에서 그녀의 작품이 추방되었고, 이후 바움의 소설은 암스테르담에서 출간되었다.
1938년에 바움은 미국 시민이 되었고, 1941년부터는 영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영어로 쓴 〈크리스마스 잉어〉(1941)는 나치 독일과의 합병 전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의 어느 평범한 가정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보여준다. 전쟁으로 구하기 어려워진 잉어를 크리스마스가 될 때까지 한 달 동안 욕조에서 키우는 가족의 이야기다. 이름도 붙여주고 아껴준 가족들은 막상 크리스마스가 다가와 잉어를 잡아야 할 때가 되자 누구도 나서지 못한다. 말리 이모는 "도시를 폭격해서 불바다로 만들 수 있으면서 너희는 작은 물고기 하나 못 죽이는 졸장부들이냐!"라고 말하면서 잉어를 잡아 만찬 자리에 내오지만, "우리가 왜 잉어를 죽였지? 말해봐. 왜 잉어를 죽인 거야?"라고 말하며 흐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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