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더스의 개'(시공주니어)에 실린 위다의 동화 '뉘른베르크의 난로'를 계속 읽는다. 곤궁한 아버지가 가보인 도자기 난로를 팔아버리자 티롤 소년 아우구스트는 남몰래 난로 아궁이 안에 들어가 난로를 실은 기차를 타고 뮌헨까지 간다. 뉘른베르크의 난로는 뮌헨의 골동품 가게에 도착하고 여기서 아우구스트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한다.
Exhibit in the Germanisches Nationalmuseum - Nuremberg, Germany. By Daderot - Own work, CC0, 위키미디어커먼즈
Exhibit in the Stadtmuseum Fembohaus - Nuremberg, Germany. By Daderot - Own work,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Nuremberg (Bavaria), Albrecht Dürer's house: Historistic dining room created in 1885 by Friedrich Wilhelm Wanderer – tiled stove (17th century) By Wolfgang Sauber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이내 아우구스트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 아이들은 곧잘 울다가 잠이 들곤 하는데, 산골 출신의 씩씩한 사내아이라면 더더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잠들 수 있다. 골동품 가게 안은 그리 춥지 않았다. 문과 창문이 꼭꼭 닫혀 있고, 실내는 물건으로 가득차 있었으며, 뒷벽은 불을 후끈하게 때는 이웃집의 따뜻한 굴뚝과 맞닿아 있었다. 게다가 아우구스트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있었고, 기운이 팔팔한 어린아이였다. 덕분에 아우구스트는 사무치게 추운 뮌헨의 12월 겨울밤을 떨지 않고 보낼 수 있었다. 아우구스트는 곤히 잠들었다. 잠들어 있는 동안만은 슬픔도 위험도 배고픔도 다 잊고 편안해질 수 있었다.
자정이 되자 도시의 모든 놋쇠 종이 뎅그렁뎅그렁 울리며 시간을 알렸다. 그 소리에 아우구스트는 잠에서 깨어났다. 주위가 쥐죽은 듯 조용하자, 아우구스트는 과감히 난로의 놋쇠 아궁이 문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이상하게도 환한 빛이 비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신기하기 그지없는 눈부신 빛이었다. 하지만 더욱 신기한 것은 아우구스트가 그 빛을 보고 겁먹지도, 어리둥절해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아우구스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 보통 사람 같으면 분명 놀라 자빠졌을 텐데. 아우구스트가 본 것은 모든 골동품이 살아서 움직이는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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