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한 스푼,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스텔라)의 저자는 크리스마스 날 드레스덴의 유서깊은 극장에서 발레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보는 기쁨을 누린다.
By Thaler Tamas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 [네이버 지식백과] 젬퍼 오페라 하우스 [Semper Opera House]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2009. 1. 20., 마크 어빙, 피터 ST. 존, 박누리, 정상희, 김희진)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10515&cid=42664&categoryId=42664
브런치를 마치고 향한 곳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오페라하우스, 젬퍼 오퍼 Semperoper. 건물의 명칭은 설계를 담당한 독일의 건축가 고트프리트 젬퍼의 이름과 같다. 르네상스 양식의 아름다운 이 공연장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관현악단 중 하나로 손꼽히는 드레스덴 작센 국립 관현악단 Sächsische Staatskapelle Dresden의 본거지로도 유명하다. 음악사로 보자면 바그너의 <탄호이저>를 비롯한 수많은 명작들이 초연된 곳이며, 현재까지도 매년 5월 드레스덴 음악제가 열리는 독일 음악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호두까기 인형>은 나의 개인적인 크리스마스 의식이다. 스무 살부터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을 번갈아 가며 같은 공연을 계속 관람해왔다. 곡도 춤도 외울 지경이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가장 깊이 파묻힐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을 계획할 때 항공편과 숙소 다음으로 결제한 것이 바로 이 공연의 티켓이었다. 해외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도, <호두까기 인형>을 관람하는 것도 처음이라 가장 기다려왔던 순간 중 하나다.
공연 시작 전, 객석에 앉아 들뜬 표정으로 입장하는 다른 관객들의 얼굴을 본다. 잠시 후, 장내가 어두워지고 막이 열린다. 현악기가 이끌어가는 첫 곡이 흐르고 무대 위에서는 두꺼운 외투를 입은 손님들이 손에 등불을 들고 마리네 집으로 하나둘씩 모여든다. 몇 번을 봤는데도 설레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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