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맞이 독서로 '플랜더스의 개(부제: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읽는다.

Madonna and Child with the Donors Alexandre Goubeau and his wife Anne Antoni, c.1604 - Peter Paul Rubens - WikiArt.org





<플랜더스의 개>는 북해에 인접한 플랜더스 지방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플랜더스는 유럽의 여러 지역을 이어 주는 중간 지점에 자리한 덕분에 늘 주변 강대국들의 침략에 시달렸다. 특히 작품의 시간적 배경과 가까운 19세기 초에는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는데, 작품 속에서도 마을의 풍차가 50년 전 ‘나폴레옹의 병사들이 먹을 밀가루’를 빻았다는 묘사가 나온다. 넬로의 할아버지도 젊은 시절 나폴레옹 군대에 징집되었다가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몸과 마음에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할아버지는 ‘황소가 밭도랑을 밟아 뭉개듯 이 땅을 짓밟은 전쟁’을 기억하며 살아왔다.

그런 슬픈 역사를 지닌 땅이지만, 동시에 플랜더스는 얀 반에이크와 루벤스처럼 서양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화가들을 낳은 예술의 땅이기도 하다. 사실 루벤스는 아버지가 종교 박해를 피해 독일로 피신해 있을 때 태어났기 때문에 정확히 따지면 위다의 말처럼 안트베르펜에서 ‘세상의 빛을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죽고 열 살 때 안트베르펜으로 돌아왔으며, 개신교도였던 아버지와 달리 가톨릭교도로 자라 수많은 종교화를 그렸다. 작품에서도 넬로가 루벤스의 그림을 보려고 자주 안트베르펜 성모 대성당을 찾는다. -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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